▲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 대표가 국회의 조속한 정상화 필요성에 뜻을 모았지만 이를 실천할 여야 원내 지도부간 협상은 여전히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 이완구,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23일 약속이나 한 듯 아직 서로를 만날 계획이 없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먼저 원내 수석부대표 수준에서 사전 접촉을 재개해 분위기를 타진하고나서 다음 행보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라는 것이다. .

게다가 양측 원내 지도부의 속내를 깊이 들여다보면 협상재개에 대한 견해 차가 상당해 협상은 더욱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새누리당 원내 지도부는 거취 문제로 파장을 일으켰던 박영선 원내대표의 임기가 '한시적'이고 당내 구성원들의 전적인 신뢰를 받지 못하는 점을 거론, '협상 주체의 대표성' 문제를 들어 본격적인 협상에 신중한 입장이다.

새누리당은 또 새정치연합이 세월호 특별법 협상과 분리해 국회 의사일정에 참여하는 동시에 유족들로부터 거부당한 세월호법 재합의안에 대한 당론을 먼저 정해야만 협상이 진척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상대 당 원내대표의 지위가 불안정한 상태에서 협상이 잘되겠나 하는 걱정도 있다"면서 "(국회 의사일정 진행과 세월호법 협상을 분리해) '투 트랙'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23일 서울시 마포구 성산종합사회복지관에서 열린 현장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대해 새정치연합 원내 지도부는 공식적으로 답변이나 방침을 내놓지 않고 있다.

대신 이르면 24일 세월호 유족들을 먼저 만나 의사를 듣고 나서 향후 진로와 행보를 결정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원내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원내 지도부가) 유가족을 먼저 만나야 할 것 같다. 유가족의 뜻을 정확히 알아봐야 한다"면서 "내일쯤 유가족을 만날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여야 대표가 국회 정상화와 관련해 '수사적 선언'을 하긴 했지만 양당 원내 지도부의 견해는 여전히 상당한 간극을 유지한 채 평행선을 달리는 셈이다.

무려 4주째 이어지고 있는 국회 공전·파행 사태가 앞으로 계속 장기화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새누리당은 이날도 상임위별로 당정 협의를 진행하고 정의화 국회의장의 결단을 촉구하는 등 야당이 의사일정에 계속 불참할 경우 오는 26일 국회 본회의를 단독으로 열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을 계속했다.

새정치연합은 공식 회의석상에서 여야 협상과 관련한 주제는 배제하고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새해 예산안과 세제 개편안에 대한 비판을 강화하는 데 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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