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이 25일 국회에서 '세월호 이후, 한국사회 어디로 가나'란 주제로 열린 노무현 대통령 기념 학술 심포지엄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문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노무현재단과 한국미래발전연구원 주최로 열린 '제5회 노무현대통령 기념 학술심포지엄'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한 후 '새로운 정치 혁신 리더십'을 주제로 한 토론을 지켜봤다.
객석 맨 앞줄에 앉은 문 의원은 토론자로 나선 강원택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가 친노계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담담하게 듣고 있었다.
강 교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은 특권과 반칙 없는 세상을 말했는데 지금 친노(세력)는 그 정신은 사라지고 권력을 누리는 기득권 집단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최근 세월호 유가족의 대리기사 폭행 사건에 연루된 김현 의원을 그 사례로 들기도 했다.
강 교수는 강성으로 분류되는 친노계 의원들을 비롯한 당내 강경파를 겨냥해 "나만 재선하면 된다는 생각에 운동권적 사고를 벗어나지 못했다"며 "폐쇄적이고 동질적인 소수가 집권할 수 있을까"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강 교수는 "노 대통령이 성공한 가장 중요한 원인은 모든 것을 버렸기 때문"이라며 "초심으로 돌아가 분명한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많은 사람의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는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거듭나려면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의 비판은 "'네트워크 정당'도 좋은데 조직으로 바로 서야 뭘 할 것 아닌가"라는 대목에서 정점을 찍었다.
문 의원은 기조연설에서 일반인이 온라인으로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네트워크 정당'의 구현을 강하게 주창한 터였다.
토론을 지켜본 문 의원은 행사장을 떠나며 '약간 거북할 수도 있는 강 교수의 친노 비판에 동의하는가'라는 연합뉴스 기자의 물음에 "다 동의한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도 "다 동의하는데 (일각에서 나오는) 친노가 최대 계파라는 말은 별로 동의가 안 된다"며 "몇 명 안 되잖아요"라고 짤막하게 말했다.
한편, 노무현재단 이사장인 이해찬 의원은 이날 심포지엄에서 민주정권 10년 후 위기에 빠진 야권의 각성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환영사에서 "정조 이후 210년 동안 개혁적 정권이 들어선 것은 10년뿐"이라며 "국민의 정부·참여정부 이후 정권을 잃고 나서 '기울어진 운동장'도 아닌 절벽 끝에 매달려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와 대선이 같이 치러지는 2022년까지의 8년이 21세기가 어떻게 발전할지를 결정한다"며 "여권에 대항할 유일한 정당인 새정치연합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됐는지 성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