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럽지 않을 것 같았던 고위 공무원은 물론 일선 지자체 공무원들이 개인 사정이나 승진 등의 문제로 괴로워하다 잇따라 숨져 공직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7일 오전 6시 40분께 하남시 창우동의 한 공원 정자에서 하남시청 소속 공무원 A(50)씨가 목을 맨채 발견됐다. A씨는 평소 부인과 다툰 뒤 가출하는 등 가정사로 힘들어했고, 수시로 가족들에게 '죽겠다'는 말을 하거나 휴대전화 메시지로 자살을 암시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지난 7월 6일 오전 3시께 안산시 고잔동의 한 아파트에서 안양시청 공무원 B(45)씨가 숨진 것을 부인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B씨는 정기인사를 앞둔 시점에서 직위를 받지못한 채 업무 대기상태였다. 유족들은 업무에서 배제된 B씨가 괴로워했다고 주장했다.

고위 공무원이 비명횡사하는 일도 발생했다. 지난달 25일 도청 소속 공무원 C(44)씨가 갑자기 숨졌다. C씨는 오전에 정상적으로 출근했지만, 이날 오후 2시20분께 강릉시 영진항의 한 갯바위 밑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공무원들이 극단적인 선택 등으로 인해 숨지는 사고가 잇따르면서 도내 공직사회가 침체된 분위기다.

아주대 심리학과 김경일 교수는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관계'가 중요시된다. 공직사회는 물론 가정이나 직장, 학교 등에서 가까운 인연이 통째로 사라지는 사망사고의 경우 주변인이 느끼는 상실감이 매우 큰 편"이라고 말했다.

/최규원·강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