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아이들이 주로 이용하는 '인천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운영비가 연초 계획보다 절반가량이나 줄어들 위기에 처했다.

인천시의 '예산 절감 방침'이 아이들의 문화예술 향유 기회까지 축소시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인천문화재단은 '주5일수업제'가 전면 시행된 2012년부터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운영사업을 주관하고 있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는 초등·중등학생들에게 미술, 음악, 연극 등 다양한 분야의 문화예술 교육·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다. 지역의 문화예술기관·단체들이 세부 프로그램을 기획, 진행하는 방식으로 실시되고 있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는 지난해까지 전액 국비로 운영되다, 올해부터 지자체 보조사업(국비 50%, 시비 50%)으로 변경됐다.

인천문화재단은 당초 5억4천400만원 규모로 운영 계획을 세워, 이 중 절반인 2억7천200만원을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받았다.

이후 인천시에 나머지 사업비를 요구했으나, 1차 추가경정예산에는 1억3천600만원만 반영됐다. 이번에는 문광부가 문제를 삼았다. 시비를 1억3천600만원밖에 확보하지 못했으니, 국비 지원금의 절반을 반납해야 한다는 게 문광부 입장이다.

결국, 전체 사업비가 5억4천400만원에서 2억7천200만원으로 줄어들게 된 셈이다. 문광부 관계자는 "정부 예산 편성 지침에 따라 1대1 매칭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며 "인천의 재정 여건이 어렵다고 해서, 인천만 예외로 둘 수 없다"고 했다.

토요문화학교 프로그램이 축소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자, 해당 기관·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한 문화예술단체 관계자는 "(주5일수업제 시행으로) 토요일에 갈 곳이 없는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돈 있는 아이들은 학원을 다니지 토요문화학교에 오지 않는다"며 "(인천시가) 그깟 몇 푼이나 아낀다고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예산 절감도 좋지만 자를 게 있고 그렇지 않을 것이 있는 것 아니냐"며 "아이들이 피해자다. 빚이 많은 도시에 사는 아이들은 문화예술 향유 기회도 잃어야 하는 거냐"고 했다.

인천시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예산 부서와 시의회를 설득해 올해 정리(2차)추경 때 나머지 시비를 마련하겠다"며 "프로그램이 축소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목동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