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계 이상있을땐 '안구 질환 합병증' 발생 유의
망막 정맥 막히면 황반부 손상 심할땐 시력 잃게 돼
혈전용해제로 혈류개선·순환기내과 검진병행 중요


고혈압 같은 심혈관계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유의해야 할 무서운 합병증 중 하나가 안구 질환이다. 최근 들어 '눈 중풍'이라 불리는 망막혈관폐쇄증이 심혈관계 환자들 사이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다.

망막은 우리 몸의 다른 부위와 마찬가지로 혈관을 통해 영양과 산소를 공급받는데, 심혈관 질환으로 망막에 이어지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 망막혈관폐쇄증을 앓게 된다.

이 병에 걸리면 통증 없이 시력이 급격하게 나빠지거나 출혈과 함께 눈 앞에 아른거리는 물체가 보이는 증상이 나타난다.

■ '눈 중풍'으로 불리는 망막혈관폐쇄증

망막에는 크게 4개의 동맥과 정맥이 이어져 있어 각종 영양소와 산소를 공급한다. 망막혈관폐쇄증으로 이 동맥과 정맥이 막히게 되면 원활한 혈액 순환이 이뤄지지 못해 망막이 손상된다.

대부분 망막 정맥이 막혀 혈관폐쇄증이 나타나는데 망막 정맥의 중심부가 막히면 주위에 있던 모든 망막 정맥이 심하게 확장돼 혈관이 터지고 망막 전체에 출혈이 발생된다.

이렇게 되면 손상 부분이 광범위해지기 때문에 치료를 받아도 시력이 잘 회복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망막 정맥의 중심부가 아닌 주변이 막힌 경우에는 손상 범위가 작아져 그만큼 치료도 쉽다. 망막 정맥이 막히는 경우 시세포가 집중돼 있는 황반부 주변 모세혈관의 손상 정도에 따라 경과가 달라진다.

황반은 시세포가 밀집돼 있어 시력의 90%를 담당하는 핵심 부위로 중심 시력에 해당되는 황반부에 손상이 적으면 비교적 치료가 쉽고 시력을 회복할 가능성도 높다.

반면 황반부 손상이 심할 경우 심한 시력 손실을 초래해 실명에 이르기도 한다.

■ 망막혈관폐쇄증 치료는 어떻게 하나

아직은 눈 속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근본적인 치료법이 나오지 않아 완벽한 치료는 어려운 실정이다.

우선 형광안저촬영과 안구단층촬영을 실시해 망막이 부었는지, 신생혈관이 생겼는지 등을 파악하고 망막의 전반적 상태를 확인해 주는 게 중요하다.

혈전용해제나 혈액순환제 등을 사용해 망막 내 혈류를 개선시켜 주고 망막이 많이 붓고 신생혈관이 생성된 경우에는 레이저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망막혈관폐쇄증의 치료를 위해서는 안과 치료뿐 아니라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심장질환 등 폐쇄증을 일으키는 근본적 질병 관리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눈 속 망막 혈관이 막히면 뇌혈관이나 심혈관 계통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안과 치료와 더불어 반드시 순환기 내과에서 정기 종합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은다.

인천 한길안과병원 망막센터 박영숙 진료과장은 "망막혈관폐쇄증은 특별한 증상이 없다가 예고 없이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며 "심혈관계 질환을 앓고 있다면 반드시 안과를 찾아 전문의와 상담받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명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