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남 판교 태크노밸리 환풍구 붕괴 사고. 17일 오후 성남 판교테크노밸리 야외공연장에서 지하 환풍구 덮개가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이 사고로 16명이 사망하고 10명이 중상을 입어 인근 병원에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하태황기자
판교테크노밸리에서 걸그룹 공연 진행 중 환풍구가 무너져 내리는 사고가 발생, 26명이 20여m 아래로 추락해 숨지거나 크게 다쳤다.

17일 오후 5시54분께 성남시 분당구 판교테크노밸리 유스페이스 몰 야외광장에서 걸그룹 공연을 보기 위해 환풍구(높이 1.2m) 철제 덮개 위에 올라섰던 관람객 26명이 지하 4층(18.7m)으로 추락하는 사고를 당했다.

사고는 환풍구 철제 덮개가 올라선 관람객들의 하중을 견디지 못해 무너지면서 발생했다.

한 목격자는 "사람들이 환풍구에 올라가 있다가 갑자기 아래로 꺼져버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 성남 판교 태크노밸리 환풍구 붕괴 사고. 17일 오후 5시 53분께 성남시 분당구 판교테크노밸리 유스페이스 야외공연장에서 환풍구 덮개 위에서 걸그룹 공연을 관람하던 관람객 20여명이 덮개가 붕괴되면서 아래로 추락했다. 사진은 붕괴 당시 상황을 독자가 휴대전화로 촬영한 동영상 장면. /연합뉴스 독자제공

구조는 이날 오후 7시35분께 종료됐지만, 16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치는 참사로 이어졌다.

부상자들은 인근 병원 4곳으로 분산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공연은 언론사인 이데일리가 주최·주관한 '2014년 제1회 판교테크노밸리 축제'에서 열렸다.

공연장에는 700여명이 모였으며, 걸그룹인 포미닛이 등장하자 관람객들이 환풍구 덮개 위로 올라가면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풍구는 무대와 10~20여m 떨어져 있었으며, 관람석보다 높아 무대를 보기 수월하다.

하지만 환풍구 덮개 주변에는 관람객을 진입을 막기 위한 안전시설조차 없었고 결국 대형참사가 발생했다.
▲ 성남 판교 태크노밸리 환풍구 붕괴 사고. 17일 오후 성남 판교테크노밸리 야외공연장에서 지하 환풍구 덮개가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이 사고로 16명이 사망하고 10명이 중상을 입어 인근 병원에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하태황기자

시 관계자는 "환풍구 주변 안전펜스를 설치할 기준은 없다. 환풍구 자체의 높이가 인도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라며 "해당 환풍구는 유스페이스에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환풍구의 경우 사람이나 물건을 적치하는 곳이 아니므로, 적재하중을 제한하는 법적기준은 없다.

해당 환풍구는 벽면에 앵커볼트가 박혀 철제 덮개를 지탱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 관계자는 "바둑판 모양의 환풍구 철제 덮개 6개 중 4개가 떨어져 나가면서 사고가 발생했다"며 "환풍구를 통한 진입이 어려워 지하 4층 주차장 통로를 이용해 들어가 구조했다"고 밝혔다.

경기도와 성남시는 분당구청에 대책본부를 구성, 사고 수습을 하고 있다. 대책본부는 도와 시는 물론 안전행정부, 소방방재청, 도교육청 등 37명으로 구성됐다.
▲ 성남 판교 태크노밸리 환풍구 붕괴 사고. 정홍원 국무총리가 17일 경기 성남 판교테크노밸리 야외공연장에서 발생한 관람객 추락사고 현장을 방문, 관계자들에게 사고현장을 잘 보전해서 사고원인을 정확하게 규명할 것을 지시하고 있다. 이날 오후 공연장에서는 관람객 26명이 환풍구 철제 덮개 위에서 걸그룹 등의 공연을 관람하던 중 덮개가 붕괴하면서 추락했으며 오후 9시 30분 현재 사망자는 16명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대책본부에서는 사상자 가족들마다 공무원을 1명씩 배치해 사고처리를 할 방침이다.

정홍원 총리와 정종섭 안행부 장관은 이날 오후 10시께 대책본부를 방문해 "사고경위 조사는 물론 중상치료에 집중하고, 주말을 맞아 의료진이 부족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한편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박종대·강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