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같으면 활기 찼을 월요일이지만 하루아침에 동료를 잃어버린 테크노밸리 직장인들의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유스페이스에서 보안요원으로 근무했던 고(故) 정모(47)씨의 동료들은 "교대근무를 하고 퇴근하던 모습이 마지막이 될 줄 생각 못했다"며 울음을 삼켰다.
점심시간만 되면 20~50대 직장인들로 북적거리던 판교 예술의 거리도 사고 현장 주위를 맴도는 몇몇 직장인들만 보일 뿐 한산한 모습이었다. 직접 사고를 목격했던 이모(39)씨는 "건물 2층에서 공연을 보고 있었는데 사고가 나 너무 놀랐다"며 "혹시 밖에서 보던 동료들이 다쳤을까 봐 걱정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성남 시민들도 이들의 아픔을 공감했다. 사고 당일 공연장 인근에 있던 박모(45·여)씨는 "정류장 앞이라 버스를 기다리며 종종 공연을 보곤 했는데 위험을 알리는 안내문이라도 있었다면 이같은 사고가 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009년 크리스마스 전야에 입주를 시작한 판교테크노밸리는 불과 5년 만에 입주 업체만 870개, 종업원 5만여명이 넘고 지난해 연간 매출액만 54조15억원으로, 도내 경제를 이끄는 성장동력 중 하나다.
일부에서는 이번 사고로 분위기가 침체되면서 현재 85%에 가까운 공정률을 보이는 판교테크노밸리 완공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공인중개사 최민기(42)씨는 "테크노밸리의 일부 블록은 올해 입주를 마쳤지만 아직 입주하지 않은 기업들도 상당수 있다"며 "IT도시로서 안정적인 연착륙을 하고 있는 현재 흐름에 악재로 작용하지 않도록 지자체의 적극적 대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판교테크노밸리 지원본부 관계자는 "본부 직원들이 고인들의 빈소를 방문해 지원 업무를 하고 있다"며 "침체된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김성주·조윤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