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 "올해안 아니면 물 건너가"
김 "공직사회 동의 시간 필요"
개혁완료 시기 뚜렷한 입장차
당-청 갈등설 향후 소통 주목


청와대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사이의 갈등설이 현실로 다가오는 모습이다. 최근 개헌불가피론을 주장했다가 하루만에 사과하는 해프닝을 벌인 김 대표에게 청와대가 다시 의도를 가지고 한 발언이라고 공세를 취하면서 두 진영 사이에 또 하나의 '전선'이 형성됐다.

공무원연금 개혁의 당위성과 필요성에 대한 큰 틀의 교감에도 불구하고 개혁완료의 시점을 놓고 입장차를 뚜렷하게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공무원 연금 개혁을 꼭 해야하는 당위성에 대해서 다들 인식을 같이하고 있는데 시기가 중요하느냐"며 '연내 처리'를 못박은 청와대의 입장과는 거리감이 느껴지는 반응을 보였다.

김 대표는 기자들의 거듭된 질문에 "왜 그것 때문에 자꾸 나하고 청와대하고 싸움을 붙이려고 그러느냐"고 서운함을 표시하기까지 했다.

올해 안에 공무원 연금 개혁이 이뤄지지 않으면 국정시간표상으로 볼 때 물건너가는 것과 다름없다는 청와대의 원칙론과, 공직사회 등의 컨센서스를 끌어내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자신의 현실론을 갈등으로 부추기려 한다는 불만표시인 셈이다.

그는 또 '원내지도부는 연내 처리를 목표로 하겠다는데 그 입장에 동조하느냐'는 질문에도 "연내 목표로 한다는 것이지, 목표로"라며 "오늘 아침에도 그것을 다짐했다. '빨리 해보자, 해야할 일이다' 라고 했다"고 답했다.

실제로 김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공무원 연금개혁의 필요성을 원칙적 차원에서 강조했지만 시기는 특별히 못박지 않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발신한 '연내 처리' 메시지에 대해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며 유보적 입장을 보인 것과 맥을 같이 한다.

그러나 김 대표의 측근은 "김 대표가 공무원 연금 개혁 문제에 미온적인 것은 전혀 아니다"면서 "연금 개혁이 시급한 과제라는 점에 인식을 같이하고 있고 공무원 노조 등 이해당사자들의 반대가 심하고 야당과 협상도 필요한 문제인 만큼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설명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전반에 걸쳐 '김무성 색깔'을 입혀가는 과정에서 친박주류 및 청와대와 어떤 형태로든 대립이 불가피할 상황이었는데, 다만 시기가 예상보다 앞당겨졌다는 관측이어서 향후 당청 소통이 어떻게 귀결될지 주목된다.

/정의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