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주 대상 계약금 반환訴
"허위·과장 더는 용인안돼"
법원, 원고 승소 판결
"실투자금 2천300만원, 계약 즉시 수익률 14%! 인천 구월동 오피스텔 특A급 입지 분양!", "임대 걱정 뚝! 인천 최고의 수익형 오피스텔 특별 공급!"
이처럼 인터넷이나 길거리 현수막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오피스텔 투자 유인 광고가 앞으로는 사라지게 될지도 모른다. 상가 분양계약 과정에서 실제 수익률보다 높은 수익을 장담하며 계약을 유도했다면 분양계약금을 돌려줘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A(46)씨는 지난 1월 인천시 서구 연희동에 있는 신축 오피스텔 사무실 1개를 6억1천500만원에 분양받기로 하고, 계약금 1억2천만원을 지급했다.
A씨는 "임대를 하면 보증금 5억원에 부가가치세를 제외하고 월 300만~350만원의 월세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분양대행사의 설명에 대출까지 받아가며 점포를 분양받기로 결심했다. 월세로 대출이자를 충당하고도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약 이후 이 오피스텔 주변 상가에 대한 임대료 시세를 살펴봤더니 홍보대행사가 설명한 수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됐고, A씨는 지난 4월 건축주를 상대로 계약취소와 이자를 포함한 계약금 반환을 요구했다.
건축주는 그러나 "임대보장 약정을 한 사실이 없고, A씨의 자유로운 판단으로 계약을 체결한 것이므로 계약금을 돌려줄 수 없다"고 맞섰다.
이에 대해 법원은 홍보대행사의 광고가 '허위·과장'에 해당한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상가를 분양받으려는 사람에게는 수익성이 가장 큰 관심사이기 때문에 실제 수익률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익을 장담한 것은 사소한 과장이나 허위의 수준을 넘은 행위라는 것이다.
인천지법 민사17부(부장판사·도진기)는 A씨가 건축주를 상대로 낸 계약금반환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판결은 허위와 과장을 매매의 한 과정으로 간주하던 과거 '묻지마 식' 부동산 광고의 관행을 전면 부정한 것이라 파급이 예상된다. 재판부는 "허위 광고를 용인하는 기준은 시대적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경제의 활력을 중시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거래에서의 신뢰성이 더 중요한 가치다"라고 판시했다.
/김민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