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동 다른 베르디움 주민
광교 편입 무산위기에 반발
용인 상현동은 뜻밖의 혜택
광교 프리미엄에 집값 상승


'황실판교·진골광교', '천당 아래 분당'. 이곳 신도시 주민들은 성남이나 수원에 산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들은 신도시와 기존 도시를 구분하려고 한다. 현대인들에게 신도시는 단순히 거주지가 아니라 삶의 질, 나아가 부(富)를 상징하는 기준이 됐다.

반면 신도시의 경계선에 머무는 사람들의 애환도 있다. 같은 신도시지만 행정구역이 나뉘어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주민들도 많다. 신도시에 웃고 우는 주민들. 그 사례를 통해 문제점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지난 2011년 8월 수원시 원천동 베르디움 분양이 시작되자 수만명의 사람들이 몰렸다. 김모(45)씨도 '마지막 광교'라는 광고에 10년을 부은 청약저축통장을 깼다. 당시 분양경쟁은 상상을 초월했다.

하루에도 수천여명이 모델하우스를 드나들었다. 코엑스 7배 규모의 주상복합단지인 '에콘힐' 계획은 뜨거운 열기에 기름을 부었다.

우여곡절 끝에 3.3㎡당 1천200만원을 주고, 분양에 성공한 김씨는 감격의 눈물을 흘릴 정도였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베르디움의 경우 광교신도시의 주요 시설은 물론 도서관 등 편의시설과 멀리 떨어져 있다. 산에 가로막혀 있는데다 법원과 검찰, 지리원, 학교 등에 막혀 마치 신도시에 포함됐지만 외딴섬처럼 떨어져 있어 오히려 구도심에 가깝다.

게다가 신설되는 신분당선도 단지와 4㎞ 이상 떨어지는 등 사실상 신도시지만 아무런 혜택도 받지 못하자 김씨의 불만은 커져만 갔다.

특히 베르디움은 행정구역상 원천동이다. 아무리 광교신도시와 연결을 시키려 해도 방법이 없다. 결국 주민들은 행정구역 조정을 요구하며 집단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지난 22일, 시청에 항의방문해 '행정동을 광교동으로 편입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시는 난색을 표했다. 오는 30일 시의회가 '광교동 행정구역 개편안'을 심의하지만 사실상 불가능하다.

김씨는 "광교신도시라는 프리미엄을 보고 어렵게 분양을 받았는데 아무 혜택도 받지 못하는 빛좋은 개살구가 됐다"고 성토했다.

반면 용인시 상현동 주민들은 뜻밖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상현동은 광교신도시 부지의 12%에 불과하지만 법조타운과 에듀타운 등과 가까이 있는 상록 자이의 경우 3.3㎡당 1천600만원으로 집값이 상승했다. 광교와 상대적으로 떨어진 H 아파트는 같은 상현동이지만 입주 5년만에 3.3㎡당 1천700만원에서 1천200만원대로 집값이 붕괴했다.

상현동 주민 이모(39·여)씨는 "행정구역은 용인이지만 광교신도시에 산다고 말한다"며 "상현동도 신도시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행정구역 개편은 기존의 광교동을 1·2동으로 분동한다는 것으로, 베르디움은 해당사항이 없다"며 "입주민들의 의견은 최대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강영훈·김범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