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투자 부진 협약 해지 청장 수뢰 주장 납득안돼"
정계진출설로 적 많이 생겨


이종철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이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르게 된 계기가 된 에잇시티(옛 용유무의 문화관광레저복합도시) 개발 사업은 그의 역점 사업 중 하나였지만 결실을 거두지 못했다. 경제청 내부는 이 청장의 뇌물수수 의혹에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이종철 청장은 수년째 답보 상태였던 에잇시티 사업 정상화에 많은 힘을 쏟았다. 민간이 아닌 '경제청 주도'로 사업을 이끌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낸 적이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에잇시티측이 투자 유치에 연달아 실패하는 등 무능한 모습을 보이면서 이 청장은 민간과의 협약 해지를 주장하기 시작했다. 결국 이 사업은 작년 8월부로 백지화됐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검찰이 압수수색 과정에서 '에잇시티에서 (이 청장에게) 2천만원을 줬다고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에잇시티 협약 해지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이종철 청장이 그 쪽에서 금품을 받았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했다.

이 청장에 대한 검찰 수사로 경제청의 주요 사업 추진이 중단될 것을 염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1·2대 청장과 비교하면 이 청장은 '실무형'으로 평가받았고, 현안을 해결하는 데 적극적인 스타일이었다.

인천경제청의 한 고위 간부는 "이 청장을 신뢰하고 있던 공무원들이 당분간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면서 경제청이 추진하는 각종 사업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청장은 감사원 공무원 출신이다. 행정고시 29회로 공직에 입문해 감사원에서 국책과제감사단장, 금융감사과장, 기획담당관 등을 지냈다. 감사원 심의실장(2급)에 재직 중이던 2010년 7월 인천시의 공모를 거쳐 제3대 인천경제청장에 취임했다.

이 청장이 늘 '정치권 진출설', '특정 정당 연계설'에 휩싸였던 점은 눈여겨볼 부분이다. 이 청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서도 "정치를 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나를 공격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이 때문에 경제청과 관련된 것이 아니면 일절 지역 행사도 가지 않는 등 오해를 받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홍현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