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른 이종철(54)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이 오른쪽 손목을 그어 자해했다.

인천공단소방서에 따르면 31일 오전 5시30분께 이 청장이 송도 관사에서 자해를 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구조대가 출동했다.

공단소방서 관계자는 "이 청장이 오른쪽 손목 2.5cm 가량을 긋는 자해를 했지만, 부상이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 응급조치 후 철수했다"고 말했다.

송도 관사에는 이 청장의 아내가 함께 있었다고 공단소방서는 전했다. 이 청장은 병원으로 가지 않은 채 관사에 머무르다 이날 오전 10시께 인천경제청 집무실로 출근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평소와 다른 점이 없는 모습이었다"며 "출근했다가 외부 일정이 있다고 나갔다. 어디에 갔는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이 청장은 이날 오전 2시10분께에는 비서실장에게 자살을 암시하는 전화를 해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이 청장의 비서실장은 "청장님이 '그동안 수고했다. 부인을 잘 부탁한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엇는데 자살을 암시하는 것 같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순찰차 3대, 실종팀, 여성청소년팀, 강력팀, 기동타격대 등을 동원해 이날 오전 4시께 송도2교 인근에서 배회하고 있던 이 청장을 발견해 송도 관사로 귀가조치했다.

한편 검찰은 인천 용유·무의도 에잇시티(8City) 개발 사업과 관련해 사업시행 예정업체인 에잇시티 측으로부터 이 청장이 고급 양복 등 2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포착하고 지난 30일 이 청장의 집무실, 송도 관사, 서울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홍현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