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이종철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이 "혐의를 벗겠다"는 말과 함께 사퇴했다.

이 청장은 지난달 31일 오후 6시께 유정복 인천시장에게 전화를 걸어 사퇴의 뜻을 밝혔다.

이 청장은 이날 사퇴의 변을 통해 "이 상태로는 정상적인 직무수행이 어렵다고 판단해 유정복 시장께 사퇴의사를 밝혔다"며 "앞으로 이번 사건과 관련해 당당히 조사에 임해 혐의를 벗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청장의 사퇴에 따라 본부장이 청장 역할을 대행하게 된다. 이 때문에 인천경제청이 추진하던 여러 사업이 무산되거나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청장이 사퇴한 상황에서 차장 자리까지 공석이라 업무공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청장이 주도적으로 하던 사업들은 모두 중단될 것으로 우려되고, 내부 직원들도 업무에 집중하기 어려울 것이다"고 했다.

이 청장은 이날 새벽 손목을 그어 자해했지만 큰 부상은 입지 않았다.

검찰은 청장의 집무실과 자택, 관사 등에서 압수한 물품을 분석하면서 이 청장의 혐의를 입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이 청장이 '에잇시티(용유무의 문화관광레저복합도시)' 개발사업 시행 예정 업체로부터 2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압수물에는 기존에 알려진 고가 양복 이외에 5만원권 90장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민재·홍현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