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인 경기콘텐츠진흥원이 남경필 도지사의 민선6기 핵심사업인 '빅파이 프로젝트 사업'을 추진할 직원을 채용했다가 임용을 내년으로 미뤄 합격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경기도의회에서 해당 프로젝트에 대한 예산 승인이 지연돼 사업 추진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4일 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경기도와 진흥원은 '빅파이 프로젝트'를 위해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 소재 진흥원 내 정책팀, 신사업팀 등 5개팀을 꾸리고 지난달 12일 빅파이추진단 직원 16명을 최종 선발했다.

지난 8월 11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된 원서 접수에서만 600여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릴 만큼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그러나 프로젝트 사업 추진에 필요한 예산 편성이 도의회에서 난항을 겪으면서 진흥원은 지난달 19일 돌연 채용을 중단했다.

진흥원이 사업 추진에 필요한 출연금으로 17억원을 요구했지만 도의회가 12억원을 삭감한 5억원만 편성했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진흥원은 팀장급 5명과 일반직원 1명만 우선 채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대부분 다른 합격자들은 채용 확정 후 한 달이 넘게 발만 구르고 있다.

한 합격자 A씨는 "합격 통보를 받고 부푼 마음으로 지냈는데 채용 중단이라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전해 들어 당황스럽다"며 "심지어 일부 합격자는 판교 근처에 집을 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기다리기 답답해서 진흥원에 직접 문의해보니 올해 안 채용은 힘들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내년 채용을 기다린다해도 생활비 때문에 아르바이트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도의회는 "빅파이 프로젝트 사업의 구체적인 내용을 좀 더 검토해봐야 한다"며 "도 행정부처와 진흥원에서 예산 의결에 앞서 선발 절차를 먼저 진행하는 바람에 이 같은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채용 지연에 대해 "올해 안에는 힘들겠지만 채용 무산은 없을 것"이라면서 "내년에 예산안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빅파이(BigFi·Big-data와 Free-information의 합성어) 프로젝트'는 공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도로교통정보, 교통카드정보 등의 빅데이터를 민간이나 기업들이 활용할수 있게 재구성해 무료로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