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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예산 국회의 주도권을 잡는 동시에 새누리당의 '복지 과잉' 주장이 당의 '보편적 복지론'에 미칠 타격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해서다. 2016년 총선을 겨냥해 당의 복지정책에 호응하는 지지층을 서서히 규합하려는 전략이기도 하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새정치연합 당 지도부는 7일 앞다퉈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 파기'를 비판하고 나섰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회의에서 "누리과정(취학 전 아동 보육료 지원) 예산을 지방에 떠넘기는 것은 공약 포기이자 약속 위반"이라며 박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
그러면서 "만약 정부가 4대강 사업, 해외 자원개발, 방위무기 도입 비리에 100조원 가까운 혈세를 낭비하지 않았다면 누리과정이나 무상급식이 문제가 안 됐을 것"이라며 "무상급식은 우리 아이들 건강과 직결된 문제라 국가 책임이란 점을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당이 총력을 쏟는 '사자방(4대강.자원외교.방산) 국정조사'와 무상급식 문제를 엮어 '쌍끌이 공세'를 펼친 것.
박지원 비대위원도 "박 대통령의 10대 공약 중 하나인 누리과정을 위해 무상급식을 하지 말라는 것은 형 밥그릇을 빼앗아 동생에게 주는 것"이라며 "비정하고 반교육적인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 "지난 대선 때 보편적 복지 공약을 명의도용한 박근혜 정부가 손바닥 뒤집듯 공약을 뒤집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보편적 복지와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무상급식은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고 못박았다.
인재근 비대위원은 "무상보육이 중단되면 그 최종피해는 출산율 저하로 나타나 결국 대한민국의 미래가 어두워진다"며 "국민은 책임을 전가하는 대통령이 아니라 실패해도 책임지는 당당한 대통령을 원한다"고 지적했다.
국회 예결위 야당 간사를 맡은 이춘석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무상급식은 이미 국민에 의해 선택받은 것"이라며 "예산이 부족하면 창조 경제를 포기하고 무상보육을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재정 어려움에 시달리는 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들 사이에서도 이 기회에 당이 추진하는 보편적 복지 정책의 실현 가능성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내부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낙연 전남지사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중앙정부가 생색만 내고 대책 없이 지방정부에 떠넘길 일이 아니라 무슨 정책을 발표할 거면 대책을 갖고 해야 한다"며 "우리 당도 여러 정책을 발표했는데 재원대책이 과연 수반돼 있는지에 대해 솔직히 재검토해서 책임 있는 대안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