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나 공공기관이 공원이나 도로를 만들면서 타당성조사도 하지 않은 채 사업을 추진하면서 이용률이 떨어져 막대한 예산만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천시는 2009년 3월부터 올 12월까지 788억5천만원을 들여 총길이 7.55㎞의 유산~매곡간 도로확장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1차 공사는 2009년 12월 유산리~후안리까지 3.5㎞ 구간에 걸쳐 완료해 개통했으며 잔여구간은 이달 중으로 공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시는 당시 호법면에 광역소각시설을 설치하면서 주민보상차원으로 도로건설을 계획했지만 차량 통행량 등 구체적인 타당성 조사도 없이 사업을 추진했다.

이 때문에 인근 물류창고들이 문을 닫는 주말에는 시간당 차량 통행량이 수십대에 불과하고 평일에도 1천대 미만의 차량만 통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의왕시 역시 2010년 6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1천여억원을 들여 총길이 1.4㎞의 고가차도를 건설했지만 타당성조사를 거치지 않았다.

시는 지하철 1호선으로 인해 분리된 시가지를 연결하는 효과를 얻기 위해 고가차도를 설치했으나 인근 공업지역 화물차량을 제외하면 이용차량이 거의 없는 상태다.

경기도가 건설하는 가평~현리 도로개설공사는 6년째 착공도 못한 채 보상비 등으로 이미 투입한 70억원만 날릴 위기에 놓였다. 당초 2천여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도로를 개설할 예정이었지만 타당성 조사 없이 사업을 추진, 예산부족으로 아직 보상도 못하고 있다.

도는 내년에 해당 사업의 타당성 조사를 전문기관에 의뢰해 더 이상 추진이 힘들다는 결과가 나오면 사업 취소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국수자원공사가 2010년 6월 연천 군남댐을 건설하면서 29억6천만원을 들여 연면적 2만9천㎡ 규모에 전망대와 각종 조형물, 두루미 조각상 등을 갖춘 두루미 테마파크를 2011년 11월 준공했다.

하지만 거리가 멀고 대중교통편이 없어 하루 방문객은 수명에 불과해 쓸데없이 예산만 낭비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도내 지자체 관계자는 "타당성 조사를 하지 않더라도 내부적으로 충분한 검토를 거쳐 추진하기 때문에 절차상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박종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