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턱 낮춰 타고 내리기 편해
'러시아워' 지연운행 불가피
경기도가 광역버스 입석금지 등 안전 문제 해소를 위해 8일부터 2층 버스를 시범 운행키로 한 가운데, 7일 언론 등을 대상으로 한 시승 행사가 진행됐다. 2층 버스는 승차감 등 기본적인 운행 안정성에서는 합격점을 받았다.
반면 2층 버스 높이보다 낮은 각종 교통시설물에 따른 사고위험과 기존 버스보다 오래 걸리는 승·하차 시간 등은 실제 운행에서 해결돼야 할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7일 오후 2시께. 수원 경기개발연구원에 모습을 드러낸 2층 버스는 영국 알렉산더 데니스사에서 만든 엔비로500(Enviro 500) 모델로 가로 12.86m, 세로 2.55m, 높이 4.15m다. 기존 40인승 광역버스 보다 좌석이 두배 가량 많은 79인승이다.
시승 체험행사는 경기개발연구원∼사당역 25㎞구간을 왕복하며 90여분동안 진행됐다. 2층 버스의 출입문은 저상버스 수준으로,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도 쉽게 탑승할 수 있게 설계됐다. 하지만 버스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은 급경사에 가까웠다.
2층 층고는 '낮은 천장, 앉으십시오'라는 안내 문구가 씌어있을 정도로 낮아(1.71m) 웬만한 성인 남성은 허리와 머리를 숙이고서야 자리에 착석할 수 있을 정도다.
1번 국도로 접어들어 의왕~과천간 고속도로로 진입하자, 높이만큼이나 시야가 넓게 틔었다. 그러나 버스가 4.5m 높이의 교통표지판 아래를 지날때면 아슬아슬 부딪칠것 같아 불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탑승객이 79개 좌석을 가득 채웠지만, 남태령 오르막길을 오르는데도 별 어려움이 없었고, 과천터널 인근 굽은길 등에서도 쏠림현상은 심하지 않았다. 다만 남태령역 4번출구 앞에서는 급제동을 피하려고해 신호를 위반하는 등 위험한 순간을 맞기도 했다.
사당역에 도착한 2층 버스가 수원으로 되돌아오기 위해 유턴을 하는 과정에서는 버스 크기 때문에 3~4번의 전진과 후진을 반복하기도 했다. 승차감은 비교적 양호했다는 게 기자들과 시민들의 반응이다. 하지만 2층 탑승자의 하차 시간 등으로 출·퇴근 시간대 지연 운행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또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고가(4m), 올림픽대로에서 잠실대교 밑 유턴(4.2m)지점 등이 2층버스 층고보다 낮아 운행 확대에도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시승행사 후 "시범운행 과정에서 안전문제와 도로적 합성 문제 등을 더 파악해 철저히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층버스는 8~26일까지 수원~사당(7770번)과 남양주~잠실(8012번), 김포~서울(M6117) 구간에서 각각 1주일간 1일 3회씩 시범 운행돼 도로여건 적합성, 경제성, 편의성 등을 면밀히 검토한후 1월중 실제 도입 여부를 판가름하게 된다.
/이경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