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안타까운 일이다. 시흥시가 내년도 예산 편성을 두고 시끄럽다. 특히 일부 부서의 사업예산 대부분이 삭감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다. 불필요한 예산에 대한 삭감은 당연하나, 일부는 삭감 이유가 불투명하다. 당대 당 싸움, 의원간 마찰, 의원과 집행부간 다툼으로 인해 벌어지는 행태다. 이를 두고 시흥공직사회는 물론 지역사회에서는 '힘겨루기 예산 심의' '자질부족론'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기자는 얼마전 독자이자 평소 알고 지내는 한 시민을 우연히 시청사내에서 만났다. 그는 1시간 30분짜리 강의를 듣기 위해 시청을 찾았다고 했다. 교육분야 전문가의 강의로 자신이 하는 일에 큰 도움이 돼 빠짐없이 참여한다고 했다.

사실이다. 시흥시가 전국 최초로 도입한 시흥아카데미는 기자가 일전에 취재보도한 내용대로 아주 특별한 교육이었다.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전문가들이 재능기부 형식으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강의는 동영상으로 촬영돼 온라인상에서 누구나 들을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동영상을 통해 전문지식을 습득하고 있고 경력단절 여성을 비롯 공무원 등 다양한 사람들이 수혜자다. 그런데 시흥시의회가 내년도 예산 전액을 삭감했다. 그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

2013년 대한민국 커뮤니케이션 대상서 편집대상을 받은 '뷰티풀시흥' 예산도 절반이상 삭감됐고, 시흥의 최고 해양 관광지인 오이도 홍보관 개선비는 전액 삭감됐다. 장애인 보호 장구수리센터 예산은 물론 결혼이민여성 정착사업도 전액 혹은 부분 삭감됐다. 왜 이 같은 일이 벌어졌을까. 일부 시의원들의 자질이 부족해서일까, 아니면 소통부재로 인한 부작용일까. 이유야 어떻든 잘못된 결과라면 분명 문제다. 그 피해는 시민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시흥시의회 의원당 연간 의정비는 4천267만원(내년도)이다. 시민이 고용주다. 일반 직장이라면 지급되는 급여에 비해 일에 대한 능률이 턱없이 부족하다면 고용주의 선택은 어떨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서 예산 삭감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그 판단 역시 의원간, 의원과 집행부간 관계에 의해 결정된다면 정답이 될 수 없다. 시민의 입장에서의 결정을 기대한다.

/김영래 지역사회부(시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