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10개월 된 입양 딸을 빈 집에 방치해 굶겨 죽인 30대 여성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군인인 남편 사이에 아이가 생기지 않아 고민하던 양모(33·여)씨는 2012년 9월 인터넷 사이트에 '아이를 키워줄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올린 이모(36·여)씨를 만났다. 이씨는 병원에서 양씨의 이름으로 입원해 딸을 낳았고, 양씨는 자신과 남편의 친딸인 것처럼 출생신고를 했다.

넉 달 뒤 시부모가 아이가 친손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양씨는 남편과 갈등을 겪었고, 남편의 돌봄 없이 아이를 혼자 키우게 될 처지에 놓였다.

양씨는 남편이 생활비마저 끊어버리자 2013년 7월 6일 남편이 장기간 군사훈련으로 집을 비운 사이 생후 10개월 된 딸을 홀로 남겨두고 가출했다. 아이는 탈수와 굶주림으로 며칠 만에 숨졌고, 시신은 양씨가 가출한 지 55일 만에 남편에 의해 발견됐다.

인천지법 형사14부(부장판사·심담)는 유기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양씨에 대해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또 출생신고를 허위로 한 혐의(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 등)로 기소된 이씨에게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양씨의 남편은 앞서 지난 7월 고등군사법원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아 형이 확정됐다.

재판부는 "생후 10개월에 불과한 아이를 방치해 사망이라는 참담한 결과를 초래했다"며 "더운 여름날 오랫동안 아무 것도 먹지 못한 채 죽어가던 피해자가 겪었을 극도의 배고픔과 고통을 고려하면 엄벌이 필요하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김민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