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만업계가 바라보는 2015년의 인천항은?

인천항에 대한 항만업계의 관점은 크게 '인천신항 개장에 따른 기대'와 '대내외적인 경제악화로 인한 위기' 등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인천신항이 내년 5월 개장할 예정이고, 16m 항로 증심사업이 착공에 들어가지만 미국의 양적완화 중단과 내항재개발 등 대내외적으로 인천항만업계의 위기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항만업계 관계자들에게 인천항의 새해 전망에 대해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인천항만업계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2015년의 인천항에 대해 "올해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무엇보다 벌크화물의 감소세가 가속화될 것을 우려했다.

CJ대한통운 김봉호 인천지사장은 "벌크화물의 컨테이너 화물 전이 등으로 컨테이너 화물은 기존의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며 "다만 벌크화물이 군산항이나 평택·당진항 등으로 유출이 가속화돼 인천항의 벌크화물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천신항이 기존의 항과 경쟁하지 않고 새로운 항로 개척을 통해 물동량을 확보하는 게 인천항을 살리는 길이라고 생각된다"고 했다.

한진 권오연 상무도 "양곡 화물의 평택 이전 등 인천항의 벌크화물 유출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인천항이 타 항만에 비해 비싼 임대료를 지금처럼 유지한다면 FTA와 인천신항 개장 등의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인천항을 이용하는 선사들도 인천항에 거는 기대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흥아해운 이석률 인천영업소장은 "올해에는 세월호의 여파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인천항 전체가 많이 위축됐다"며 "내년에는 중국과의 FTA 효과 등을 기대할 수 있겠지만 신항배후단지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물동량 상승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고려해운 홍성규 인천사무소장은 "올해에는 동남아 항로의 선박이 커지면서 지난해보다 물량이 25% 가량 증가했다"며 "내년에는 신항이 변수가 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남항의 SICT가 문을 닫는다면 컨테이너 터미널의 시설은 야드가 확대되는 것을 제외하고는 현재와 크게 다를 것이 없을 것이다"고 했다.

인천항만물류협회 배준영 회장은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 중국의 경제성장세 둔화, 평택항 등 타 항만으로의 물동량 유출 등 대내외적으로 위기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러나 인천신항이 개장하고 한·중 FTA가 발효되면 인천항이 지금보다 한 발 더 도약할 수 있는 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선주협회 인천지구협의회 남흥우 회장도 "국내 경기 악화로 소비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내항과 북항을 비롯해 인천항의 벌크 물동량이 전체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국내의 소비가 살아야 인천항의 전망도 밝을 것이다"고 했다.

인천항만공사 물류산업육성팀 김종길 실장은 "내년에 인천신항이 개장하고 FTA 등으로 인천항의 여건이 많이 좋아지는 것은 틀림없다"며 "신항배후단지 조성이나 배후도로의 체계 개선 등을 통해 인천항을 이용하는 이용객들의 어려움이 없도록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신상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