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방역에 구멍이 뚫렸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H5N8형)가 성남시 모란시장에서 판매하던 토종닭에서 발견됐다. 올겨울 수도권 지역, 그것도 사람의 왕래가 많은 대형 전통시장에서 AI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서 충격이 더 크다. 지금은 농림축산식품부가 내년 5월까지 추진하고 있는 AI와 구제역의 특별방역대책 기간중이다. 농식품부는 지난 22일 예찰과정에서 채취한 닭 시료에 대해 검사한 결과, 고병원성 AI로 확진됐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시장 안에 있던 가금류 3천200여 마리를 매몰하고 닭 판매업소 11곳을 폐쇄하는 한편 시장에 닭을 판매한 농장들에 대한 소독과 이동제한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지만 불안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유동인구가 많은 전통시장에서 AI가 다른 곳으로 확산됐을 가능성, AI에 감염된 닭이 소비자에게 이미 판매됐을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2010년 이후 잠잠했던 AI는 올들어 더위가 시작된 6월 강원도 횡성에서 발생해 대구·전남·경기도에 퍼졌고, 7월에도 전남 함평의 오리농가에서 발생했다. 또 9월에는 전남 영암에서, 이후 전남 곡성과 보성, 전북 김제, 경북 경주 등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었다. 그런데도 이번에 경기도 성남, 그것도 사람의 왕래가 잦은 대형 전통시장인 모란시장에서, '방역대책기간'중 발생했다는 것은 방역과정에 심각한 허점을 드러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더욱이 농식품부는 주말을 맞아 유동인구가 많은 시장에서 AI가 발생한 사실을 5일이 지나서야 알리는 등 초기 차단방역 조치를 놓고 적정성 논란마저 일고 있다. 농식품부는 "모란시장에서 AI 발생사실은 26일 확인했고 고병원성인지는 27일 판명됐다"면서 "고병원성인지를 확인하는 과정에 시간이 걸렸던 것"이라고 했지만 궁색한 변명으로 들린다. 전국적으로 AI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지 않은가. 게다가 도심 한복판 대형 전통시장에서 의심스러운 닭이 발견됐다면 신속하게 대응했어야 했다. 방역체계에 구멍이 뚫린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
AI는 이제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발생하고 있다. 이미 살처분한 오리와 닭도 사상 최대인 1천500만마리에 육박하고 있다. 농가 피해 최소화를 위해서는 AI 연중 방역체계를 가동해야 한다. 자칫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서 AI 상시 발생국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쓸까 걱정이다.
수도권까지 뚫린 AI, 방역체계 문제있다
입력 2014-12-28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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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29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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