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모란시장에서 발견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 감염된 닭이 인천시 강화군의 한 가금류 농장에서 출하됐을 가능성이 있어 인천시와 검역당국이 역학조사에 나섰다.

28일 인천시에 따르면 모란시장에서 발견된 고병원성 AI에 감염된 닭을 납품한 중개업자가 인천 강화군과 충남 부여군 등의 가금류 농장에서 공급받은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 27일 강화군의 해당 농장을 대상으로 간이·육안검사를 실시하고 가금류 이동제한 조치를 취하는 등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해당 농장은 토종닭 4만여 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달에만 닭 3천여 마리를 중개업자에게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보건환경연구원과 검역당국은 간이·육안검사 결과, 해당 농장에서 사육하고 있는 닭에서 AI를 의심할 수 있는 증상과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

하지만 간이·육안검사를 통해 AI 감염 여부를 단정지을 수 없다고 판단, 해당 농장의 닭 120마리의 혈액과 분변을 채취해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정밀검사를 의뢰한 상황이다.

정밀검사 결과는 29일 오전 나올 예정이라고 인천시는 설명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간이·육안검사에서 닭 볏이 청색을 띠는 등의 AI 징후가 발견되지는 않았다"며 "정밀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모란시장 내 가금류 판매업소 18곳에 있는 토종닭, 칠면조, 오골계 등 3천200여 마리를 모두 살처분했다.

인천시와 검역당국은 지난 27일 오후 6시부터 해당 농장과 주변 지역에서 출하되는 가금류에 대해 이동제한 조치를 한 상태다.

또 군·축협 등과 공동으로 해당 농장과 주변 지역에서 방제작업을 진행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성남 모란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닭은 인천뿐 아니라 충남 부여 등 다른 지역에서도 출하됐으며, 경기도 광주시의 한 농장으로 모였다가 모란시장에 공급된 것으로 조사됐다"며 "현재까지는 강화군 농장에서 출하된 닭이 AI에 감염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천시는 강화군 농장의 AI 확진 사태에도 대비해 농장 반경 500m 이내에서 가금류와 야생동물 등 살처분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한편, 인천시는 지난 19일부터 구제역·AI 상황실을 운영하고 인천보건환경연구원과 각 군·구간 비상연락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인천시는 각 군·구에 지시해 AI 등 가축질병 차단 방역을 강화하고, 수시로 점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김종호·박경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