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모란시장에서 판매중이던 토종닭에서 고병원성(H5N8형) AI가 검출됐다. 방역당국은 현재 해당 닭 판매업소에 가금류를 판매한 중간 도매업자가 인천 강화 양계 농장에서 공급받은 것을 확인하고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28일 농림축산식품부와 경기도 등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26일 모란시장 가금류에서 채취한 닭 시료에서 H5N8형 AI바이러스가 검출되자 이날 오후 5시께부터 9시간 가량 시장 안 가금류 3천200여마리를 살처분했다. 모란시장은 지난 22일 상시예찰 대상지였다.

방역당국은 27일 고병원성으로 최종 확진되자 닭 판매업소 11곳을 긴급 폐쇄하고, 시장에 닭을 판매한 농장들에 대해서도 소독과 이동제한 등의 조치를 내린 상태다.

문제가 된 강화 양계농장은 토종닭 4만여 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달에만 닭 3천여 마리를 중간 업자에게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간이·육안검사 결과 해당 농장에서 사육하고 있는 닭에서 AI를 의심할 수 있는 증상과 징후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검역당국은 해당 농장의 닭 120마리의 혈액과 분변 등을 채취해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정밀검사를 의뢰한 상황이다. 검사 결과는 29일 오전 나올 예정이다.

하지만 정밀검사 결과 AI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으면 유입경로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강화 양계농장 외 제3의 농장까지 일일이 다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문제 된 강화 농장에서 출하된 닭은 광주의 한 농장에 모였다가 모란시장에 공급됐다. 유입경로 파악이 늦어질수록 정확한 방역대책을 세우는 시간 역시 지체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모란시장과 같은) 전통시장은 사육농장과 달리 가금류가 도축·판매되는 최종 장소이기 때문에 다른 농장으로 AI가 전파될 위험성이 희박하다"고 말했다.

한편 모란시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병하면서 경기도 가축전염병 방역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도는 지난 22일 AI 차단을 위해 일선 시·군에 특단의 방역대책 추진을 당부한 바 있다.

/김민욱·박경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