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북도에서 구제역이 잇따라 터지자 이웃한 경기도내 축산농민들 사이에서 불안함과 불만감이 동시에 점점 팽배해지고 있다.

지난달 3일 재발한 구제역은 지난 2일 오후 10시 기준(농림축산식품부 집계) 전국 28개 농장에서 발생했다.

이중 도와 맞닿아 있는 충북도내 농장이 20곳(진천 9·청주 7·증평 2·음성 1·괴산 1곳)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나머지는 충남 농장이 6곳(모두 천안)이고, 경기 농장 1곳(이천), 경북 농장 1곳(영천) 등이다.

충북 진천과 청주를 중심으로 확산된 구제역이 음성·괴산 등으로 옮겨감에 따라 충북도내 전역에서 창궐할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충북도와 일선 시·군은 방역을 강화 중이다.

사정이 이렇자 도내 축산농민들은 충북발(發) 구제역이 도로 옮겨붙지는 않을까 불안해하면서도 '이웃을 잘못 뒀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도내 유일의 구제역 발생지인 이천 양돈농장의 경우 지난 18일 구제역이 발생한 충북 음성 농장과 2㎞ 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여론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화성에서 양돈농장을 운영하는 김모(52)씨는 "이번 구제역 사태의 진원지가 충북"이라며 "충북이 백신접종 등 방역을 소홀히 해 이같은 난리가 일어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도 동물방역위생과 관계자는 직접적으로 불만을 표출하지는 않았지만 충북의 방역이 아쉽다는 입장이다.

한편 경계를 접하고 있는 이천시에서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여주시는 방역 초비상이다.

구제역 백신을 긴급 확보해 일제접종에 나서는 등 이미 구제역 방역에 돌입해 있던 여주시는 이번 이천시 구제역 발생에 따라 시청 축산과에 구제역 방역대책상황실을 설치하고 24시간 비상근무 중이다.

/박상일·김민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