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AI·소결핵병도 발병
2010~2011년 '악몽 재현' 우려
축산방역 '후진국 전락' 지적
지난달 3일, 3년7개월여만에 충북 진천에서 돼지 구제역이 발생한 가운데 6일 안성에서 소 구제역 발병이 확인됐다. 이번 겨울들어 경기도내 3차례의 구제역 발병은 모두 돼지였으며, 소 감염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 3일 용인에서 포획된 쇠오리에서 고병원성 AI(조류인플루엔자·H5N8형)가, 2일에는 파주와 여주에서 소결핵병이 검출되는 등 가축전염병이 창궐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145일간 맹위를 떨치며 347만9천962마리를 매몰했던 2010~2011년 구제역 사태의 재연은 물론, 축산방역 후진국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경기도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용인 두창리·가재월리 돼지농장과 안성 장원리 한우농장 등 3곳에서 신고된 구제역 의심 돼지·소 등 30여마리를 대상으로 정밀검사를 벌인 결과 구제역(O형)인 것으로 확진됐다.
이로써 도내 구제역 발생농가는 지난달 29일 확인된 이천 어석리 돼지농장을 포함해 모두 4곳이 됐다. 매몰된 돼지와 소는 모두 1천47마리(가집계)다. ┃그래픽 참조
다행히 이날 오후 7시 현재 추가적인 구제역 의심신고는 접수되지 않았지만 이번 겨울들어 발병한 구제역 중 처음으로 소에서 나타난데다, 잠시 수그러들었던 고병원성 AI바이러스에 결핵병까지 발생, 축산농가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제2종 가축전염병이자 인수공통전염병(人獸共通傳染病)인 결핵병은 지난 2일 파주 방축리 한우농장(1마리)과 여주 청안리 젖소농장(10마리) 등에서 확인돼 11마리가 살처분됐다.
수의학계 일각에서 우제류(偶蹄類) 축산방역 후진국으로 위상이 추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국제수역사무국(OIE)에 지난달 1일부터 현재까지 집계된 주간 질병정보를 보면, 구제역이 발생한 국가는 우리나라 외에 중국과 나미비아 뿐이다.
이에 '구제역 백신 청정국' 지위회복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2010~2011년 구제역 사태 최종발생일 이후 백신 청정국 회복까지는 무려 3년1개월이나 걸렸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국제수역사무국은 질병 발생 국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해당 국가를 대상으로 직접적인 평가를 하지는 않는다"며 "다만 청정국 회복까지 얼마가 걸릴지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홍정표·이명종·김민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