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친수(親水) 공간 확보를 위해 100억원 가량의 예산을 들여 송도 해안가에 24호 공원을 조성하여 지난해 6월 개장하였으나 최근 시민들의 출입을 막기 위해 철망 등을 설치해 물의를 빚고 있다. 인천경제청이 캠핑장 주변과 공원에 드나들 수 있는 주요 길목에 철망 등을 설치한 것은 공원에 조성한 캠핑장 등을 위탁받아 운영하는 민간사업자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송도 24호 공원의 출입통제가 시작된 건 작년 캠핑장 운영업체인 호빗랜드가 공원 일부를 위탁받아 운영하면서부터다. 호빗랜드가 인천경제청으로부터 위탁받은 시설은 캠핑장, 바비큐장, 취사장, 놀이터 등 3만2천㎡ 규모다. 2014년부터 3년간 매년 4억원씩 임대료를 내는 조건으로 위탁계약이 이뤄졌다. 경제청 관계자가 캠핑장을 유료화해서 위탁한 곳인데, 쓰레기 무단투기가 심각하고 낚시꾼들이 너무 많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 철문을 설치했다고 해명하고 있는데 참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이용객들에게 협조를 구할 일이지 폐쇄할 일이 아니다. 실상은 캠핑장 유료 이용객들의 일반인 출입에 대한 불만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친수공간 조성은 도시 매력을 높이기 위한 인천시의 역점사업 중 하나다. 인천시는 해양도시임에도 불구하고 해변은 해안경계와 각종 위험시설로 인해 대부분 철책으로 막혀 있기 때문이다. 인천경제청이 친수공간 조성을 위해 송도 일대에 7천억원을 투자하여 워터프론트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사업으로 조성된 친수 공간도 주민의 편익이 아니라 수익성을 강조할 경우 공익과 수익을 놓고 첨예한 갈등이 벌어질 수 있다.

모처럼 친수공원을 찾은 시민들은 공원 입구에 설치된 철제 울타리를 보고 발길을 돌리고 있다고 한다. 24호공원의 철책은 공원시설 이용상의 불편뿐만 아니라 해변 도로를 막고 있어 시민들의 통행권을 제한한다는 문제도 제기될 수 있다. 공원(公園)은 공공이 사용하는 정원이란 뜻이다. 도심 공원을 민간업자의 유료 캠핑장으로 위탁한 발상부터가 '잘못 꿴 단추'였다. 지금이라도 출입제한은 캠핑장 구역으로만 한정하고 주민들의 공원 이용에 불편이 따르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위탁기간이 종료되면 명실상부한 주민들의 '공원'이 될 수 있도록 완전 개방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