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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3동 경의초등학교에서 이재민들이 휴식하고 있다. 이날 의정부동 대봉그린아파트에서 큰 불이 나 사상자와 이재민이 발생했다. /연합뉴스 |
대피소 텐트 안에 누운 윤모(47)씨는 낯선 환경 탓에 잘 잠들지 못하는 딸을 애써 다독였다.
경기도 의정부 그린아파트 화재로 졸지에 잘 곳을 잃은 이재민들은 11일 인근 경의 초등학교 강당에서 대형화재 후 첫날밤을 지새웠다.
화재 당일인 10일 처음에는 모두 80여 명이 모였다. 그러다가 오후 10시께 40여 명이 찜질방으로 가고 42명이 이곳에서 밤을 보내게 됐다.
현장에는 3~4인용 텐트 52개와 스티로폼 매트, 이불과 양말 등이 지급됐다.
낯선 곳에서 밤을 보내게 된 주민들은 쉽게 잠을 이루지 못했다.
특히 큰 불로 집이 완전히 타버려 졸지에 '돌아갈 곳'이 없어지자 "너무나도 막막하다"고 입을 모았다.
또 현장에 뉴스를 보는 등 외부 정보를 얻을 수 있을만한 시설이 없어 답답해하는 이재민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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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3동 경의초등학교에서 이재민들이 휴식하고 있다. 이날 의정부동 대봉그린아파트에서 큰 불이 나 사상자와 이재민이 발생했다. /연합뉴스 |
한겨울 임시로 마련된 강당의 불편한 환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전모 (25·여)씨는 "텐트가 설치돼서 그런지 잠자리는 괜찮지만 씻는 곳이 마땅히 없어 너무 불편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원모(43·여)씨는 "단열 매트가 깔렸긴 하지만 나이 많은 사람이 자기에는 너무 추운 것 같다"며 하소연했다.
시는 화재 당일 오후 11시 30분께 강당을 소등하고 이재민들을 위해 관계자를 제외하곤 사람들을 내보냈다.
하지만, 이재민들은 멍하게 앉아 있거나 삼삼오오 모여 향후 대책을 의논하며 쉽게 잠을 이루지 못했다.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시에서 일단 오늘 하루를 버티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3∼4일 이후에는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이재민들을 모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10일 오전 9시 20분께 의정부시 의정부동 대봉그린아파트에서 난 불로, 4명이 숨지고 124명이 부상했으며 8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