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차기 원내대표 경선은 '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의 의중)과 지역 대결의 결정판이 될 전망이다.

이주영 의원이 해양수산부 장관직에서 물러나 당에 복귀해 지난 여름부터 본격 준비했던 유승민 의원과 '양강' 구도를 형성할 때만 해도 아직 당의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 친박(친 박근혜)계가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전선이 불분명했다.

이 의원은 '범박'(凡朴) 출신이지만 세월호 참사 수습 과정에서 헌신하는 모습으로 박 대통령의 점수를 땄고, 유 의원은 비록 '탈박'(脫朴)으로 통하지만 원박(원조 박근혜)으로 여전히 의원들과 친분 관계가 두텁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사무총장을 지낸 홍문종(의정부을) 의원이 친박 기치를 들고 뒤늦게 뛰어들어 '3파전'을 형성하면서 기류가 달라졌다. 특히 경기도 출신의 홍 의원은 유일한 수도권 중진으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 지역을 대표하는 역할이 부여될 경우 '다크호스'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한 친박계 중진 의원은 11일 "아직 누구를 원내대표로 선출할지 의원들의 결심이 분명히 서지는 않은 것 같다"면서 "오는 5월 경선까지 정치적 상황과 각자 노력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요컨대 아직은 박심이 어디로 향할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올해 집권 반환점을 맞는 청와대로서는 각종 입법안을 추진하기 위해 국회와 손발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원내대표가 누가 되느냐가 그만큼 중요하다. 게다가 2016년 총선에서는 최고위원으로서 공천에도 관여하게 된다.

박심 향배와 함께 기존 구도에서는 PK(부산·경남) 출신인 이 의원과 TK(대구·경북) 유 의원, 영남 지역간 자존심 대결이 주목을 끌었다. 그런데 수도권 출신인 홍 의원이 등장함에 따라 영남 내부뿐 아니라 '영남 대 비영남'의 구도로 그려졌다.

특히 비영남권에서는 정치적 텃밭인 영남 지역 의원들이 쉽게 당선됨에 따라 당쇄신과 개혁에 둔감하다며 2016년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마뜩잖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에 따라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심재철(경기 안양 동안을), 원유철(경기 평택갑), 정병국(경기 여주·양평·가평), 진영(서울 용산) 의원 출마설도 제기된다. 결국 3파전 이상의 다자구도가 펼쳐질 경우 결선 투표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계파와 지역에 따라 연대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의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