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연초 수차례 예고했던 대대적인 '인사시스템 개혁'이 현실화 됐다.

그동안 행정직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인사과장에 토목직이 임명됐고, '꽃 보직'으로 불리며 남성들이 도맡았던 총무과장에는 전산직이, 더군다나 최초로 여성 공직자가 발탁됐다. 도의 대표적 핵심요직으로 꼽혀온 두 자리를 기술직이 차지한 것도 처음이다.

경기도는 13일자 인사에서 이원영(55) 도로정책과장을 인사과장에 임명한다. 이 과장은 토목직으로 지난 1981년 공직생활을 시작한후 경기도건설본부 도로건설1팀장, 도시개발담당, 교통도로과장 등 '기술직' 자리들을 두루 거쳤다.

또 총무과장에는 교육에서 복귀한 우미리(55·여) 서기관을 임명한다. 1980년 공직생활을 시작한 우 과장은 경기도지방공무원교육원 교수팀 교수요원과 대중교통과 버스정보 담당, 기술심사담당관, 의회사무처 보건복지공보전문위원 등을 지냈다.

이번 인사는 남 지사가 지난 7일 인사를 관장하는 행정부지사와 자치행정국장 등을 배제하고 직원들과 비공개 인사토론회를 가진 후 밝힌 '인사혁신안'을 토대로 단행됐다.

당시 남 지사는 직렬별로 공무원들과 토론을 벌인 뒤 '행정직과 기술직간 균등한 보직 기회 부여'와 '전문성 향상을 위한 인센티브 강화', '실·국간 형평성을 고려한 승진인사', '격무·기피 부서 장기 근무자 배려' 등 4가지 인사원칙을 약속한 바 있다.

인사내용이 공개되자 도청과 경기도의회 직원들은 대체로 "주무과, 주무팀에 가야만 승진하는 풍토가 바뀌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반면 일각에서는 "행정 경험과 전문성이 필요한 자리에 기술직이 가는 것이 합당한지 의문"이라는 반응도 만만치 않았다.

/김태성·이경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