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장기화 우려 목소리
오토바이 실화 가능성 무게
국과수 감식 1주 이상 소요
'의정부 아파트 화재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사건 발생 3일째인 12일 소방당국과 합동감식을 진행했지만 화재 원인을 밝혀낼 단서를 찾지 못하면서 수사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찰은 오토바이 소유주가 두달전 중고로 오토바이를 구입한 사실을 확인하고 관리소홀 등으로 불이 났을 것으로 보고 정밀 조사를 벌였지만 직접적인 원인을 찾지 못한 상태다.
의정부경찰서 수사본부는 12일 오전 화재현장 일대에서 소방당국과 전기안전공사 등 관계자 20여명과 함께 6시간에 걸쳐 합동감식을 벌였다.
특히 이들은 최초로 불이 난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오토바이에서 화재가 발생한 이유를 찾기위해 주변에 불에 탈 만한 것들이 있었는지 등을 감식했다.
또 인근 아파트로 불길이 확산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화재 당시 아파트에 세워져 있던 입주민 차량 등 20여대와 드라이비트 공법으로 건축된 외벽 마감재를 집중적으로 감식했다.
이와 함께 구조자들이 대피한 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비상계단과 옥상에 대한 감식을 벌였지만 화재 원인을 규명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단서를 찾지 못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날 불이 시작된 4륜 오토바이의 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소유주 김모씨의 사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해 컴퓨터 등의 자료를 확보했다.
경찰은 김씨가 두 달 전 오토바이를 구입하고 무면허 상태로 오토바이를 운행한 사실을 확인하고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씨는 해당 사무실에서 주식투자 관련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다리가 불편해 출퇴근용으로 오토바이를 끌고다녔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경찰은 해당 오토바이가 최소 연식이 10년 이상 지난 것으로 보고 김씨가 평소에 오토바이 관리를 제대로 했는지 여부에 대해서 수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경찰이 화재 당일 오토바이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분석을 의뢰했으나 불에 타면서 뼈대만 남아있어 감식 결과가 나오는데 최소 1주일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찰은 국과수 감식 결과에서 김씨가 오토바이를 소홀히 관리한 점이 드러나면 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해 형사처벌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의정부지법 1호 법정에 나와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아 비난을 사고 있다. 안 시장의 재판으로 이날 오전 11시에 예정됐던 사고상황에 대한 브리핑도 취소됐다.
의정부/최재훈·박종대·김범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