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분당경찰서는 노숙자들을 모아 대포통장을 만들게 한 뒤 이를 불법도박사이트 등에 넘긴 혐의(전자금융거래법 위반·사기 등)로 임모(54)씨를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또 임씨의 지시에 따라 유령법인을 설립하고 장기간에 걸쳐 다수의 통장을 만든 노숙인 서모(41)씨 등 6명을 같은 혐의로 구속했다.
임씨는 지난해 3월부터 지난 6일까지 서울역과 여의도공원 일대에서 노숙인들에게 숙식을 제공하고 일을 마치면 300만원을 주겠다며 접근, 1인당 3~4개의 유령법인을 설립하게 하고 법인 명의 총 200여개의 통장을 개설한 뒤 100여만원에 불법도박사이트 등에 판매하는 수법으로 모두 1천200만원을 챙긴 혐의다.
임씨는 동사무소에서 서류를 발급받도록 하는 등 테스트를 거쳐 노숙자들을 선발하고 인천 일대 원룸 3곳을 합숙장으로 제공했으며 지난 1일에는 50만원씩을 지급하기도 했다.
임씨는 전자금융거래법 등 7범으로 지난 2013년 9월에도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된 대포통장 200여개에는 입금액이 1천여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여죄를 캐는 한편, 대포통장이 공급된 불법스포트토토사이트 운영조직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성남/김규식·김성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