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大中 대통령이 21일 崔善政 보건복지부 장관의 사표를 수리하고 후임에 민주당 金元吉 의원을 임명한것은 건강보험 재정파탄 위기에 대한 비판여론을 감안한 '민심수습용' 조치로 풀이된다.
 金 대통령은 건강보험 재정파탄 문제를 시급히 수습하지 않을 경우 이 문제가 국정운영의 부담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판단, 崔 장관을 서둘러 경질하게 됐다는 것이 여권 주변의 분석이다.
 특히 金 대통령은 건강보험 재정파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당정 차원의 종합대책이 마련되지 않았지만 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는 崔 장관에게 대책 수립을 맡기는것은 국민정서상으로도 도저히 용납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의료정책의 잇단 혼선과 시행착오를 더이상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도 후속대책을 새로운 사람에게 맡김으로써 '새 술은 새 부대에 담겠다'는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같은 金 대통령의 상황인식은 金 대통령이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이례적으로 '침묵'을 지킴으로써 건강보험 문제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내각에 대해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데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따라 金 대통령은 이날 오후 崔 장관이 기자회견을 통해 사의를 표명하자마자 곧바로 崔 장관의 사표를 수리, 문책성 경질을 단행한 것이다.
 특히 金 대통령은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금년도 건강보험 재정적자 규모가 1조5천억원 정도에 불과하다는 보고를 받았으나 실제로는 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난데 대해 보건복지부 관료 출신들에게 심한 '실망감'을 느낀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金 대통령이 관료 출신이 아닌 정치인 출신인 김원길 의원을 후임장관에 기용한데서도 확인할 수 있다.
 金 대통령이 金 의원을 발탁한 배경은 무엇보다 개혁성, 참신성, 업무추진 능력을 평가받고 있는 비관료 출신을 장관에 기용함으로써 건강보험 재정파탄 문제는 물론 보건행정 전반에 대해 강도높은 개혁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金 신임 보건복지 장관은 3선의원(서울 강북갑)으로 국민회의 정책위의장을 지낸 당내 대표적인 경제통으로 매번 개각때 마다 하마평에 올랐던 인물이다.
 金 장관은 金 대통령이 야당시절인 97년 5월 국민회의 정책위의장을 맡아 대선때 경제공약을 만드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고 집권후인 99년 3월까지 정책위의장을 맡아 IMF 경제난 극복, 금융 및 기업구조조정 등 개혁정책 추진에 중심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 재정적자 문제를 포함, 4대 보험, 국민연금 문제등이 산적한 현안을 다뤄야 하는 부처이기 때문에 '보건행정 비전문가'인 신임 金장관이 이들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