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엑스공간 작아 의도된 이전
축소땐 '中企 피해' 불가피
진흥회측 일방적 결별선언
소문통해 진의확인 갈등촉발
불만 보완·지원약속 응답해야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한국전자산업대전'(이하 전자대전)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매년 열리는 CES(Consumer Electronic Show) 등 글로벌 가전 전시회와 어깨를 견주는 국내 최대 산업 전시회다. 지난 10년간 전자대전은 경기도 대표 전시회로도 자리잡았으며, 경기도 마이스 산업의 중심으로 꼽히기도 했다.

국내 최대 규모 전시장인 킨텍스 역시 이같은 전자대전을 성공적으로 매년 치러내며, 다른 전시산업 육성에도 도움을 얻었다. 하지만 지난 10년간의 찰떡궁합이 한순간 갈라질 위기다.

이에 전문가들은 일방적 결별선언으로 충돌을 일으키기 보다는, 그동안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협의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 갈등요인 무엇인가?

= 갈등의 촉발은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측의 일방적 이별 통보다. 이같은 통보 역시 정식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돌고 돌면 다 아는 사이인 전시업계 내부에서 흘러나왔고, 킨텍스가 진흥회 측에 소문을 확인하며 이뤄졌다. 진흥회측은 2016년부터 킨텍스를 떠나 서울 코엑스에서 행사를 개최하겠다는 입장이다.

진흥회 관계자는 "킨텍스의 접근성과 숙박 인프라 문제로, 참가업체들의 불만이 매년 접수됐다"며 "인프라가 좋은 코엑스로 행사장소를 이전하려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킨텍스측은 이같은 주장이 타당치 않다는 입장이다. 킨텍스 관계자는 "공항에서의 접근성, 주차공간은 물론 엠블호텔 건립 등 인프라 탓을 하기에는 킨텍스도 한류의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 전자대전 축소 의도?

= 전시업계는 진흥회가 전자대전을 코엑스로 이전하려는 이유가 행사 축소에 있다고 분석한다. 킨텍스의 전시규모가 현재 5만3천s/m인데 반해, 코엑스는 3만6천s/m에 불과해, 이전될 경우 행사규모의 축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전자대전이 2005년부터 킨텍스에서 개최된 이유가 규모확대였기 때문에, 규모축소 의도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해외전시 참가가 어려운 중소기업 등이 직접적 피해를 입게돼, 경기도도 이같은 전자업계 위축을 우려하는 상황이다.

실제 서울공작기계전의 경우 2006년 킨텍스 이전후 전시규모가 6.1배나 성장했고, MBC건축박람회도 2009년 이전후 6.7배나 규모가 커졌다.

■ 지원 약속, 이제는 진흥회측이 답할 차례

= 경기도와 킨텍스는 진흥회측이 주장하는 불만에 대한 보강과 지원을 약속했다. 전자대전의 잔류를 위해 서울역·인천·김포 등 킨텍스를 경유하는 버스노선을 확충하고 일산~삼성간 GTX 노선을 건립하는 등 교통망을 확충하겠다는 것이다.

또 킨텍스 단지내 엠블호텔은 서울시내 30개 호텔과의 제휴도 추진중이다. 킨텍스와 도는 "서한문 등을 보낸 만큼, 적절한 답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영·김태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