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명의 사상자를 낸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 내 사고건물 환풍구는 무면허 자재업체가 하청받아 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지방경찰청 판교 환풍구사고 수사본부는 22일 수사결과 발표에서 "당초 환풍구 하청공사를 발주한 업체가 '금속창호 공사업' 면허가 없는 자격 미달의 자재납품회사에 하도급을 준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무면허 회사는 도면에 표시된 환풍구 받침대 개수보다 적게 설치하고, 대신 현장에 남은 다른 자재를 이어붙이는 등 부실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본부는 이같은 시공상 부실책임을 물어 해당 업체 대표 김모(47)씨 등 2명과 감리업체 이모(42)씨 등 5명을 입건했다.

경찰은 또 행사주관사인 이데일리TV 김모(62) 대표이사와 경기과학기술진흥원 관계자, 소방관 등 17명도 입건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김 대표 등은 행사대행업체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관객 안전대책이나 보험가입을 제대로 하지 않는 등 안전관리의무를 부실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기과학기술진흥원 관계자 등 3명은 공연장 안전대책을 강구하지 않았으며, 행사대행업체 이모(41) 총괄이사는 공연장에 적절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다.

이밖에 분당소방서 소속 소방관 2명은 환풍구 안전점검을 실시하지 않고도 소방점검표에 허위로 기록한 것으로 밝혀졌다.

성남/김규식·김성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