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분기 경제 성장률이 전기보다 0.4% 증가하는 데에 그쳐 9개 분기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제조업과 수출이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할 만큼 수출과 소비가 부진한 가운데 세수차질에 따른 재정 집행 차질까지 겹친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연간 성장률도 3.3%에 그쳤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작년 4분기 GDP는 전분기보다 0.4% 증가했다,
분기 성장률은 2012년 3분기 0.4%에서 2013년 3분기 1.1%까지 상승세를 타다가 하락세로 돌아서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작년 2분기에는 0.5%로 떨어졌다. 이어 작년3분기(0.9%)에 잠시 회복되는 듯했으나 2012년 4분기의 저 성장세로 돌아갔다.
작년 4분기보다 분기 성장률이 더 낮은 가장 가까운 시기는 2009년 1분기(0.1%)다.
한은은 4분기 성장률의 둔화 요인으로 수출과 내수 부진에 정부의 세수부족에 따른 정부지출 축소, 윤달에 따른 결혼시장 위축 등 일시적인 요인이 겹친 점을 지목했다.
이와 관련, 정영택 경제통계국장은 "작년 10∼11월에 윤달이 끼면서 발생한 결혼시장 위축 영향이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보다 더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4분기의 저조한 실적으로 연간 성장률은 3.3%에 그쳤다. 2013년의 3.0%보다는 소폭 높지만 1년 전에 한은이 예상한 4%대와는 거리가 먼 수준이다.
부문별로 작년 4분기 실적을 보면 건설투자는 9.2% 감소했고 수출도 0.3% 줄었으며 민간소비는 0.5% 증가에 그쳤다.
특히, 수출은 LCD와 선박 등이 줄면서 작년 3분기(-2.2%)에 이어 2개 분기 연속역주행했다. 수출이 2개 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는 2008년4분기∼2009년1분기 이후 처음이다.
건설투자의 감소세는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분기(-9.7%) 이후 최악이다.
정영택 국장은 "건설투자의 감소는 세수 결손에 따라 사회간접자본(SOC)를 중심으로 정부의 토목건설에 대한 투자가 줄어든 게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며 "수출과 제조업의 감소세는 앞으로도 유의해 봐야 할 부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작년 3분기(-0.5%)에 저조하던 설비투자는 운송장비와 기계류가 늘면서 5.6%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식재산생산물투자도 0.1% 증가했다.
제조활동별로 보면 제조업이 1차금속과 화학제품을 중심으로 0.3% 감소했다. 이역시 수출과 마찬가지로 2008년 4분기∼2009년 1분기 이후 처음 2개 분기 연속 준 것이다.
건설업도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3.3% 줄었다. 서비스업은 0.7% 증가했지만 3분기(1.4%)보다는 낮았다.
부문별 연간 실적도 저조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특히, 지난해 민간소비는 2013년보다 1.7% 증가하는 데 그쳤다. 금융위기의 영향을 받은 2009년(0.2%)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건설투자(1.1%)와 수출(2.8%) 등도 전년보다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다만, 설비투자는 반도체, 발전 등을 중심으로 5.9% 증가했다.
지난해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그나마 교역조건의 개선에 힘입어 3.8% 증가했다.
그러나 이 역시 전년(4.1%)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