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와 사무총장 등 주요당직에 영남지역 의원들이 포진, 지역정당화 되고 있는데 대한 거부감이 확산되면서 수도권 출신 의원들의 '전진배치론'이 무게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급작스러운 원내대표 경선 일정이 잡혀 대부분 준비가 안된 상황에서 기존의 이주영(사진) 의원과 유승민 의원의 '빅대결'구도로 전선이 형성되는 모습이다.
당초 경기지역에선 4선의 정병국·원유철·심재철 의원과 3선의 홍문종 의원이 오는 5월 예정됐던 원내대표 경선을 준비 해왔다. 내년 4월 총선을 준비하는 원내 사령부에 들어가 수도권 관련 정책을 수립하면서 총선 승리의 교두보를 만들겠다는 지역 역할론이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주 청와대 조직개편과 인적쇄신을 단행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않게 이완구 원내대표를 국무총리 후보로 차출함으로써 원내대표 경선이 불가피해졌다.
오는 2월 설 연휴를 전후해 경기지역 원내대표를 배출하려던 지역 정치권은 의기투합도 하기전에 또 한번 영남 정치에 예속되는 모습이다. 물론 도내 중진 4인방은 26일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지만 독자적인 후보를 낼지는 미지수다.
정병국 의원은 "얼마전 홍문종 의원과 수도권의 목소리를 담아내자고 의견을 교환했는데, 예상치 않게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이번 원내대표는 철저히 2016년 총선을 대비해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는 적임자를 뽑아야 하며, 그에 맞는 인물이 있다면 미련없이 그를 지지할 수 있지만 아니라면 내가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외유중인 원유철 의원은 "현재 해외 출장 중이지만 일정을 당겨 내일 귀국할 것"이라며 "내년 총선을 생각하면 새누리당이 수도권을 포기해선 안 되고 그런 것을 감안해 원내대표를 선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재철 의원도 "내일 중진들의 의견을 듣겠다"고 했고, 3선의 홍문종 의원도 "남경필 도지사와 의견을 나눈 바 있으며 원내대표 출마와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위해 어떤 게 좋은 선택인지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빅2주자인 이·유 의원은 벌써 경기지역 중진들을 겨냥, 정책위의장 등 러닝메이트 찾기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어떤 짝을 구하느냐에 따라 지역과 계파별 표를 끌어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모두 영남출신이어서 경기지역 중진들의 몸값이 치솟을 수밖에 없다.
앞서 경남 창원·마산 합포에서만 4선을 한 이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출마 회견을 통해 "많은 분이 당의 미래를 걱정하고 나라에 위기가 닥치지 않을까 우려한다"며 "쓴소리보다 더 강한 것이 바로 옳은 소리로서 국민과 나라를 위한 옳은 소리를 내겠다"고 출마를 공식 선언했고, 유승민 의원은 26일 기자회견을 갖고 본격 선거전에 뛰어든다.
/정의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