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개월 간 살이 10㎏이나 찌면서 코골이가 심해졌다는 김모(42)씨는 부인과 방을 따로 사용할 지경에 이르자 병원을 찾았다. 코골이도 문제지만 밤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만성 두통에 시달리는 등 문제가 심각했다.

검사결과 김 씨의 수면 중 최저 산소포화도는 70%로 낮아져 있었고 코의 칸막이 격인 비중격도 우측으로 휘어져 증상을 심화시키고 있었다. 의료진의 권유에 따라 김 씨는 수술을 받았고 약 2주일 후 산소포화도, 무호흡·저호흡 지수, 코골이 증상이 모두 호전됐다. 체중도 4㎏ 가량 줄었다.

김 씨의 사례와 같이 코골이는 단순히 시끄러운 것이 문제가 아니다.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호흡 기류를 막아 산소를 우리 몸에 원활하게 공급하지 못하게 한다.

이로 인해 심장 부정맥, 심근경색, 뇌졸중, 당뇨, 발기부전 등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시킬 수 있다. 코골이로 수면무호흡센터를 방문했다가 심장내과나 신경과, 호흡기 내과 등에서 2차 진료를 받게 되는 환자도 많다.

코골이를 앓는 아이들의 경우 성장 장애나 집중력 저하 같은 문제를 유발 시키기도 해 반드시 정확한 진단과 전문가 상담이 필요하다.

낮에 졸리고 기억력이 감퇴 되는 등 일상적인 문제도 발생한다. 몇 년 전 일본 신간센 열차 탈선 사고 원인이 운전자의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한 졸음이었다는 사실이 언론에 나와 주목 받기도 했다.

수면무호흡증은 코, 목, 구강 등의 구조적인 문제와 비만, 술, 약물 등 환경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난다. 우선적으로 체중을 감량하고 잠들기 전 술을 먹지 않는 등 코골이 요인을 피하는 게 중요하다.

근본적 치료를 위해서는 병원을 찾아 전문의가 직접 코, 목, 혀, 후두 부위까지 관찰하고 수면 다원화 검사를 통해 무호흡의 정도를 파악한 후 치료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

가천대 길병원 수면무호흡센터 강일규 교수는 “어떤 원인이든 코골음과 무호흡증은 고혈압, 당뇨, 뇌졸중 등 전신질환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반드시 원인에 대한 치료가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코골이 치료는 크게 수술적 치료와 비수술적 치료로 나뉜다. 대표적인 수술로 목젖, 연구개, 편도 등을 제거하는 구개수구개인두성형술이 있고 비슷한 수술 방법으로 연구개 피판술이 있다. 턱이 작거나 뒤로 밀려 있는 겨우 하악 뼈 일부를 잘라 앞으로 당길 수 있고 혀가 큰 경우 혀 뒷부분 일부를 잘라 부피를 줄이는 방법도 있다.

심한 경우 양악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무호흡을 동반하지 않는 단순 코골이 환자들에게는 연구개 고주파 수술, 필러 삽입술 등을 고려할 수 있다.

/김명호기자
일러스트/성옥희기자 /아이클릭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