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기습 함박눈이 내리면서 도로 곳곳에서 극심한 정체가 빚어졌다.

갑자기 내린 눈에 제설작업조차 더뎌지면서 도로 위에서 오도 가도 못하게 된 시민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가뜩이나 막히는 월요일 퇴근길, 이날 오후부터 기습적으로 내리기 시작한 눈까지 더해지면서 집으로 가는데 걸리는 시간이 평소보다 두세 배는 더 걸리는 '교통대란'이 벌어졌다.

오후 8시 30분 현재 서울 대부분 지역에서 눈발은 잦아들었지만 질척한 도로 탓에 마포대교, 한강대교, 원효대교, 동작대교 등 한강을 가로지르는 대부분 다리에서 차들이 시속 20km 이하로 거북걸음을 하고 있다.

회사원 김모(29)씨는 "남산에서 고속버스터미널까지 평소면 20∼25분이면 가는데 오늘은 1시간 30분이 걸렸다"며 "남산3호터널을 빠져나오는데만 25분이 걸리더라"고 토로했다.

종로에서 분당으로 가는 회사원 박모(38·여)씨는 "동호대교 위에서만 40분 이상 걸렸다"면서 "한강 다리 위는 눈이 그대로 쌓여 있는 곳이 많이 차들이 엉금엉금 가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눈길에 차량이 미끄러지면서 서로 부딪히는 사고도 곳곳에서 일어났다.

서울교통정보센터에 따르면 양화대교 남단 교차로에서 양화대교 북단 방향 3, 4차로에서 추돌사고 1건, 분당수서로 청담대교 남단에서 북단 방향 3차로에서 추돌사고가 1건씩 발생했다.

반포대교 북단에서 남단 방향으로도 2건의 추돌사고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갑작스러운 눈 소식에 대중교통으로 사람들이 몰리면서 지하철과 버스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눈이 많이 와서 차를 두고 지하철을 탔다는 한 승객은 "다들 나처럼 생각했는지 평소보다 사람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버스를 기다리는 한 승객은 "배차시간이 20∼30분으로 길어진데다가 겨우 도착한 버스도 사람이 이미 꽉 차 못 탔다"며 "날도 추운데 버스도 타기 어려우니 어떻게 하느냐"고 발을 동동 굴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