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포천의 로드리게스 사격 훈련장(미군 영평훈련장) 주변 소음을 앞으로 육군·미군·지역주민이 함께 측정한다.

이로써 미군 사격장 주변의 주민 피해를 직접 조사해 보상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영평·승진훈련장 주민 연합 대책위원회는 지난 6일 육군 제8기계화보병사단 교훈처에서 열린 '영평훈련장 갈등관리 실무토의'에서 이 같은 내용에 합의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날 회의는 미2사단 민사참모와 8사단 교훈참모, 포천시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지역주민들과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주민들은 지난 60여 년간 유탄·소음·화재피해 등으로 고통받아왔다고 주장, 정확한 소음피해부터 측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따라 경기도와 포천시의 예산을 지원받아 사격장 주변에 소음 측정기를 설치하기로 했다.

소음 측정기 하나당 예산이 약 4천만원가량 들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은 최소 3∼4곳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실질적 피해를 끼치는 소음 기준을 어떻게 잡을 것인지와 설치 시기·방법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주민들은 도비탄 피해가 잦다며 특단의 조치를 마련해줄 것을 요구했고, 미2사단 측은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답변했다.

지난해 11월 사격장 인근 한 에어컨 설치업체 사무실에 지붕을 뚫고 총알 한 발이 날아드는 사고가 났다.

사고 이후 영중·창수·영북·이동 등 4개 면 주민 50여 명은 같은 달 영평·승진사격장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제대로 된 피해보상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발맞춰 포천시의회도 지난 1월 새누리당 윤충식 시의원을 의장으로 하는 '사격장 등 군사시설피해보상 촉구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특위는 올해 12월 23일까지 운영하며 사격장 주변 주민피해·환경파괴를 조사하고 관련 부대에 피해대책과 보상을 촉구할 방침이다.

한편, 로드리게스 훈련장은 포천시 영중면 일대 약 1천322만㎡로 아시아에서 가장 큰 미군 훈련장으로 알려졌다.

미군은 공지합동 훈련이나 한미연합 훈련 때 이곳을 사용한다.

훈련장 주변에는 7개 마을이 있으며 350가구 주민 500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