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인천 영종대교에서 승용차 등 106대가 잇달아 추돌하는 대형 참사가 일어났다. 이번 사고로 사망 2명, 부상 63명의 인명 피해가 났으며, 부상자 가운데 10명은 중상이다. 이날 사고는 오전 9시40분께 인천시 중구 영종대교 서울 방향 상부도로 13.9㎞ 지점에서 처음 발생해 106중 추돌사고로 이어졌다.
경찰은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 짙은 ‘해무’에 내륙에서 발달한 복사 안개까지 더해져서 영종대교 일대의 가시거리가 10m 이내로 좁혀진 상황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사고 피해자의 진술이나 기상예보에 의하면 영종대교 일대에 국지적으로 짙은 해무가 끼어 있었다는 증언은 사실일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사고는 2006년 10월에 발생한 서해대교 29중 추돌사고를 겪은 이후 정부가 안개 상습지역인 해협대교의 안전대책이나 사고 방지책을 제대로 점검하지 않은데서 비롯된 전형적인 인재다.
정부는 2006년 10월 서해대교의 추돌사고로 11명이 숨지고 50여명이 부상당하는 대 참사를 겪고 난 후, 안개특보제를 도입, 2009년 말부터 시행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안개특보제는 기상청이 가시거리 100m이하인 안개가 1시간 이상 걷히지 않을 경우 주의보를 발효하는 제도다. 문제는 50억원을 투입해 도입한 이 제도가 5년 넘게 시범운용만 되풀이하는 무용지물로 전락했다는 점이다. 기상청이 안개특보제를 대외에 공개하지 못하는 이유는 안개특보의 정확도가 고작 34%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부실사업 의혹이 역력하다.
인천공항과 김포지역의 연평균 안개일수는 49일에서 56일에 달할 정도로 안개가 심한 지역이다. 영종대교가 인천공항 주 접근로 기능을 하려면 해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별도의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거듭 제기됐다. 실제로 교량을 개통한 후부터 영종대교는 짙은 안개 등으로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했다. 지난해 5월14일에도 리무진 버스가 청소차를 추돌, 12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영종대교에는 안개관측 장비 한 대도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비싼 통행료만 받아 챙기고 안전장치는 뒷전이었던 셈이다. 사고 재발이 예상되는 만큼 하루속히 사고방지 대책을 세우길 바란다.
무대책이 부른 영종대교 106중 추돌사고
입력 2015-02-11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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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12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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