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서 신생아 폐렴 잇단발생
해당업체 알고도 영업 지속
피해자 수십명… 계속 늘어
“입소중 신고 있어야만 적발”
보건소 “위반사항 조사중”

올 겨울 소아청소년들 사이에서 폐렴이 유행하고 있는 가운데(경인일보 1월 19일자 22면 보도) 산후조리원에서도 폐렴 환자가 잇따라 발생, 신생아 건강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하지만 보건소에서는 피해자 신고가 있기 전까지 폐렴 등의 환자가 발생한 산후조리원을 적발해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12일 화성시보건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아이가 산후조리원에서 모세기관지염에 걸렸다’는 신고를 받고 화성 동탄의 한 산후조리원에서 조사를 벌였다. 지금껏 이 산후조리원에서 폐렴 확진 판정을 받은 신생아는 2명, 병원 입원 환자는 3명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이는 당시 입소 중인 신생아만을 토대로 집계한 숫자로 피해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박모(34)씨는 산후조리원 입소 사흘 만에 갓 출산한 딸을 안고 병원을 전전해야 했다. 진단결과, 딸은 RS바이러스로 인한 모세기관지염에 걸린 상태로 산후조리원 측으로부터 제대로 된 보상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입소 당시 감기 증세를 보이는 신생아가 워낙 많아 불안했지만, 동탄의 대형병원과 제휴를 맺은 곳이라기에 믿었다가 뒤통수를 맞았다”며 “바이러스가 의심되는 데도 산후조리원 측은 신규 입소자를 계속 받았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만들어 모은 피해자는 38명이나 된다”고 울분을 토했다.

보건소 관계자들은 허술한 법령이 신생아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현행 모자보건법상 신생아가 산후조리원에서 병원에 옮겨지면 관할 보건소에 ‘이송보고’를 해야 하지만, 이를 지키지 않아도 피해자 신고 전까지는 적발할 방법이 없다.

이번 사례처럼 증세가 심해져 퇴소 후 곧바로 병원을 찾은 경우일지라도 ‘입소중’이 아닌 탓에 조사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화성시 보건소 관계자는 “해당 산후조리원에 휴업권고를 내린 뒤 건강상태기록부 등을 토대로 위반사항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며 “같은 병원과 제휴를 맺은 또 다른 산후조리원도 비슷한 사례가 있어 지난 4일 소독을 벌이는 등 조치를 했다”고 말했다.

복수의 보건소 관계자는 “앞서 안양과 인천에서도 RS바이러스로 인한 폐렴 확진 및 감기 환자가 다수 발생했다”며 “산후조리원에 대한 점검을 강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강영훈·권준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