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의 해병대 1사단에서 민간인이 탄 외제차량이 무단으로 들어와 10여분간 부대내를 휘젓고 다닌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국가중요시설을 지키는 군이 오히려 보안에 구멍을 드러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지난 11일 오후 10시30분께 포항시 남구 오천읍 해병대 1사단 서문에 BMW 차량이 위병소를 뚫고 무단으로 침입했다.

당시 운전자는 "부대에 볼일이 있어 왔다"고 말했다.

위병소 근무자가 신원 확인을 위해 차단막을 올리고 차량에 접근하려는 순간 BMW 운전자는 부대 안으로 차량을 몰고 들어갔다. 차량에는 민간인 2명이 타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차량 난입에 해병대 측은 경계태세에 돌입하고 차량 수색에 나섰으나 10여분 동안 차를 발견하지 못했다.

부대 내를 한동안 돌아다니던 차량은 10여분 뒤 다시 서문 위병소에 모습을 드러냈다. 출입문이 서문 위병소뿐이라서 제자리에 돌아온 것이다.

위병소 근무자들이 신분증 제출을 요구하며 신원 확인에 나서자 운전자는 "차를 앞에 세우고 내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차단막을 올리자마자 그대로 달아났다.

차량 한대가 군사경계지역인 해병대안을 10여분 동안 휘젓고 다니면서 군을 농락한 셈이다.

위병소는 차량이 접근하면 차단막을 내린 상태에서 신원 확인 및 방문 목적 등을 조사해야 하는 데 이 같은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사단 측은 부대내 CCTV를 조사해 차량 번호판과 운전자 신원을 파악한 뒤 이들의 신병을 확보해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해병대 1사단 관계자는 "운전자는 2007년 해병대에서 사병으로 전역한 사람임을 확인했다"면서 "위병소 근무병 2명도 함께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해병대 측은 BMW 탑승자 2명에 대해 군 형법상 초소침범죄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초소침범죄의 경우 1년이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