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春節) 연휴가 시작된 18일 제주시 중앙지하상가에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들이 찾아 쇼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인 손님보다 중국인이 매장에 더 많이 오고 있어요. 마치 중국 시내의 어느 상가 같죠."

제주시 중앙지하상가의 한 코너에 마련된 화장품 매장에 18일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들이 끊임없이 몰렸다.

이 매장에서 중국인 손님을 맞던 종업원 유영숙(40·여)는 "설 연휴더라도 매장문을 닫고 쉴 수 없다"고 말했다.

설 연휴가 시작된 이날 원도심에 위치한 중앙지하상가에서는 내국인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그 대신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春節) 연휴(18∼24일)를 맞아 가족단위나 지인들끼리 관광 온 중국인들로 붐볐다.

중국 남부지역에서 왔다는 마샤요밍(30·여)씨는 "중앙지하상가에서 판매하는 제품들이 가격이 싸다고 해서 찾아왔다"며 선물용으로 화장품 등을 골라 사갔다.

한때 도시 외곽으로 상권이 형성되면서 중앙지하상가를 찾는 이용객이 줄었으나 부근의 제주항 외항으로 입항하는 크루즈선이 늘어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상인회가 조사한 결과, 지난해 중화권 손님 10만명이 중앙지하상가를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각 매장에는 중국인 유학생이나 조선족들이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으며 각종 중국어 안내판도 설치해 유커들을 맞고 있다.

지난 17일 중화권 관광객 등 800여명을 태운 크루즈선, 코스타 아틀란티카 호(8만5천t급)가 제주항에 입항한 데 이어 춘절 연휴 마지막인 24일까지 4척이 더 제주항 외항에 입항할 예정이어서 중앙지하상가 상인들로서는 이번 춘절 연휴가 그야말로 대목인 셈이다.

지난 2011년 중국 건강용품 회사인 바오젠(寶健) 관광객의 제주 방문을 기념해 지정된 바오젠 거리(옛 제주시 은남로)에도 이날 유커들이 삼삼오오 모여 쇼핑을 즐겼다.

바오젠 거리 일대의 화장품 매장과 옷 매장도 이번 설 연휴에 문을 닫지 않고 영업한다.

제주도관광협회는 이번 춘절 연휴 7일간 5만9천여명의 유커가 제주에서 휴가를 보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춘절 연휴에 제주를 찾은 유커(4만3천551명)에 견줘 35.5% 증가한 것이다.

교통수단별로는 항공기로 5만6천명(국내선 3만8천800명, 국제선 1만7천200명), 국제크루즈로 3천명이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중화권에서 제주로 직항하는 국제선 항공편수는 125편으로, 좌석예약률은 85%를 기록하고 있다.

춘절 특수에 신라면세점과 롯데면세점 등 제주의 시내면세점 2곳은 각층 에스켈러이터와 매장 앞에 중국인을 위한 할인·판촉 행사를 안내하는 중국어 표지판을 설치했다.

또 중국인이 춘절에 행운을 기원한다는 글자 복(福)자를 크게 써 내걸어 유커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이달 손님 1명이 1천500달러 상당의 물건을 구매하면 6만원 상당의 물건을 덤으로 골라 가져갈 수 있는 춘절 행사도 하고 있다.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 위치한 제주관광공사 지정면세점과 환화 갤러리아 제주공항 출국장 면세점, 도내 대형 마트들도 설 연휴 내내 문을 열어 중국인 손님들을 맞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