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짝짓기 후 정자배출 행동을 하는 암컷 초파리의 신경신호전달 과정. Dh44의 생성을 억제하면 교미 후 정자를 자궁 안에 보관하는 시간이 정상 초파리에 비해 짧아져 정자저장기관에 저장된 정자의 수가 감소하고 교미 후 낳는 수정란의 수도 30% 이하로 감소한다. /연합뉴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여성은 임신 가능성이 낮다고 알려진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초파리 실험을 통해 스트레스와 불임이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생명과학부 김영준 교수팀은 20일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서 포유류의 스트레스 조절 호르몬인 부신피질자극호르몬방출인자(CRH)와 아미노산 서열이 유사한 초파리 신경전달물질 'Dh44'가 초파리의 수정과정에서 중요한 기능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Dh44는 초파리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작용하는 물질이다. 암컷 초파리를 대상으로 Dh44를 억제하자 교미 후 이 초파리는 정자를 모두 방출해 버렸다.

정상인 초파리는 교미 후 정자를 충분히 저장해 수정이 되는데, 스트레스를 받으면 결국 수정이 될 수 없는 것이다.

연구진은 "Dh44를 없앤 초파리는 스트레스 자극에 대한 적절한 반응을 할 수 없다는 것이고, Dh44가 정자 방출에 영향을 미친 이번 연구결과는 스트레스가 어떻게 임신에 문제를 일으키는 지 확인하는 연결고리로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스트레스의 신경 반응이 불임 등 생식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한편 우리나라의 불임 환자는 19만 1천명(2012년 기준)으로 2008년 이후 해마다 4.2% 씩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