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26일 노사협의회가 최근 올해 연봉을 인상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2천여명에 달하는 전 계열사 임원의 급여를 동결하기로 했다. 이처럼 임직원 임금을 모두 동결한 것은 6년만이다.
삼성그룹은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다음해인 2009년 전 직원 임금을 동결했었다.
전년에 사상 최대 실적을 낸 2014년 연봉협상에서는 기본급의 1.9%를 인상했다. 통상임금의 범위가 확대돼 상대적으로 인상률이 적었다. 앞서 2013년에는 5.5%, 2012년과 2011년에는 4% 안팎으로 기본급을 인상했다.
지난해 실적 악화로 고전을 겪은데다, 올해 세계적인 기업과의 경쟁이 격해지고 후발기업이 약진하는 등 경영환경을 낙관할 수 없는 위기상황이라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그룹 내 대부분의 계열사들 역시 지난해 실적이 하락한 상황이라 삼성전자의 이런 결정이 다른 계열사들의 노사협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예측할 수 없는 경제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내부경쟁력부터 확고하게 다져야 한다는 점에 노사가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임금 동결 소식에 수원 매탄동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인근 상인들도 덩달아 울상을 지었다. 매출의 상당 부분이 삼성전자 직원들의 주머니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매탄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56)씨는 “인근 상가들은 대부분 삼성전자 직원들이 팔아줘야 수입이 오르는 데, 임금이 동결되면 장사가 더 안될까봐 걱정된다”며 “가뜩이나 매출이 줄고 있는데 이런 소식을 들으니 맥이 빠진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협력업체 한 관계자는 “다른 기업이나 중소업체들도 임금이 동결되는게 아니냐는 말들이 오고간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민정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