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대우건설과 이오개발(주) 등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2010년 6월부터 2011년 5월까지 인천시 중구 운서동 2850 소재 대우스카이월드와 대우IBC디오빌 등 오피스텔 2개동 196세대에 대해 이오개발과 임대보증금 1억2천680만원, 월 임대료 1천960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10년간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이오개발은 대우건설로부터 오피스텔 전대계약 허락을 받아 세입자들을 모집한 뒤 전대차 계약을 맺어 196세대로부터 7억600만원의 보증금을 챙겼다. 당시 세입자들은 세대당 100만~1천만원의 전대보증금, 10만~77만원의 월세를 내는 조건으로 이오개발과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이오개발이 경영 악화로 월 임대료를 내지 못하자 대우건설은 지난해 10월 이오개발과 체결한 오피스텔 임대차 계약을 취소하고, 세입자들로부터도 오피스텔을 돌려받기 위해 건물인도 명도소송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세입자들은 이오개발이 자금난으로 보증금을 지급해주지 않자 대우건설에 보증금을 다시 주고 재계약하거나 아예 보증금을 포기한 채 이사하고 있다. 이 오피스텔에 입주한 일부 항공사 외국인 기장들은 한국어 의사소통이 전혀 불가능한 실정이어서 대응 자체를 못하고 있다.
세입자 명모(24·여)씨는 “그동안 밀린 적 없이 월세를 냈는데 갑자기 건물주가 나가라고 하면 세입자들은 그냥 나가야 하냐”며 “왜 건물주와 부동산업자 간의 다툼에 애꿎은 세입자들이 피해를 입어야 하는 거냐”고 말했다.
이오개발 관계자는 “현재 회사가 자금난에 빠져 세입자들에게 보증금을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며 “최대한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세입자들의 사정은 딱하지만 우리가 전대차 계약을 진행한 게 아니라서 보증금을 지급할 책임이 없다”며 “설령 우리가 보증금을 대신 지급하려고 해도 주주 동의절차 등을 거치지 않으면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종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