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 수준이 높을수록 주관적으로 느끼는 행복도와 만족도가 높은 반면 우울감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행복도는 연령이 낮을수록 높았으며 여성보다 남성이, 비가구주보다 가구주가 느끼는 행복감이 작았다.

보건사회연구원 김미곤 사회보장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3일 보건복지 이슈앤포커스에 실은 '한국인의 가구유형별 개인특성별 주관적 행복수준' 보고서에서 작년 7~8월 19~75세 3천65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사회통합 및 국민행복 인식조사' 결과, 이처럼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행복도, 만족도, 우울도에 대해 10점 척도로 대답했다.

그 결과 행복도는 중졸 이하와 고졸 이하에서 각각 5.58점, 6.17점으로 대학재학이상 6.56점보다 낮았다.

삶의 만족도 역시 대학재학 이상이 6.82점으로 고졸이하(6.42점), 중졸이하(5.72점)보다 높았다. 반면 우울도는 중졸이하(3.63점), 고졸이하(3.21점), 대학재학 이상(2.98점) 순으로 높았다.

행복도는 여성이 6.34점으로 남성 6.06점보다 높았으며 20대 이하 6.53점, 30대 6.58점, 40대 6.36점, 50대 6.16점, 60대 5.78점, 70대 이상 5.59점 등으로 20대를 제외하고는 연령대가 높을수록 낮게 나타났다.

행복도는 종교가 있거나 신앙심이 강할수록 높았다. 종교가 없는 응답자들의 행복도는 6.10점이었으며 종교가 있으나 신앙심이 약한 응답자, 종교가 있고 신앙심이 강한 응답자의 행복도는 각각 6.15점과 6.46점이었다.

또 부정적인 사람의 행복도는 3.74점으로 긍정적인 사람의 행복도 6.79점보다 한참 낮았다.

행복도는 한 가구를 대표하는 가구주(세대주)인지 여부나 일자리의 안정성 등 경제적인 상황에 따라서도 크게 좌우됐다.

응답자가 가구주일 경우 행복도는 6.00점으로 가구주가 아닐 경우의 행복도 6.40점보다 낮았으며 비정규직의 행복도는 5.75점으로 정규직의 행복도 6.71에 못미쳤다.

상용직(6.62점)의 행복도는 고용주·자영업자, 비경제활동인구(이상 6.19점), 임시일용직(5.68점), 실업자(4.87점)보다 높았다.

직종별로는 관리·전문직(7.18점), 사무·서비스직(6.30점), 비경제활동인구 및 실업자(6.05점), 숙련 및 기술직(6.04점), 단순노무직(5.72점) 순으로 행복을 느끼는 정도가 높았다.

가구 유형별로는 노인이나 장애인이 있거나 만성질환자, 실업자, 금융채무 불이행자가 있는 경우 행복도가 낮았다. 반면 아동이 있는 응답자의 행복도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높았다.

김 연구위원은 이 같은 분석 결과를 공개하며 한국의 '삶의 질' 지수가 객관적인 조건보다 주관적인 인식에서 낮은 점수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기대수명, 교육, 국민총소득(GNI) 등 객관적 지표로 평가하는 인간개발지수(HDI) 순위에서는 2012년 기준 세계 185개국 중 12위를 차지했지만, 같은 해 영국 연구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주관적 행복감 조사에서는 80개국 중 19위로 상대적으로 순위가 낮았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정책의 무게 중심을 기대수명, 교육, GNI 같은 기본적 조건을 개선하는 데에서 주관적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영역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행복 수준이 낮은 장애인, 노인, 만성질환자, 실업자, 신용불량자 등에 대한 사회 정책적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