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반납땐 얼마 못받고 양도·양수 금지법 시행앞둬
취득 5년 안되도 ‘치료필요’ 진단시 가능한 점 악용


택시 사업자 면허증을 양도하기 위해 허위로 의료진단서를 발급받은 택시기사 수십명과 가짜로 진단서를 발급해준 의사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인천삼산경찰서는 3일 개인택시 면허를 양도하기 위해 의료진단서를 허위로 발급받아 기관에 제출한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로 택시기사 40여명을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또 진단서를 조작한 의사 4명에 대해서도 허위 문서 작성 혐의로 입건했다.

현행법상 택시 사업자 면허는 취득한 지 5년이 되지 않은 경우는 제3자에게 면허 양도가 불가능하다. 단, 61세 이상이거나 1년 이상 병원 치료가 필요한 진단을 받은 사람, 해외로 이주하게 된 사람에 한해 법적으로 양도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들은 의사와 함께 허위진단서를 작성해 구청에 제출한 후 면허를 제3자에게 양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의사들은 다른 환자의 질환을 택시를 양도하고자 하는 기사로 바꾸는 소위 ‘환자 바꿔치기’ 등 수법을 사용해 허위 진단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택시 기사들 사이에선 택시를 양도할 때 특정 병원을 이용하면 허위진단서 발급 수법을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암암리에 퍼져 있었다.

택시 면허를 제3자에게 양도하면 6천500만원에서 7천만원을 받을 수 있지만 면허를 시에 반납하게 되면 1천600여만원 밖에 받을 수 없어 택시를 타인에게 넘기려는 기사들이 많다는 게 업계의 얘기다.

올 하반기부터는 일명 ‘택시발전법’에 따라 2009년 11월28일 이전에 면허를 받은 택시에 대해 양도·양수를 전면 금지하게 되면서 그 이전에 택시면허를 반납하려는 기사들 사이에서 이 같은 불법이 생겨난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택시 기사 배모(45)씨는 “택시업계 사정이 점점 안 좋아져 양도가 전면 금지되기 전에 어떻게든 팔아 치우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그러나 조건이 맞지 않아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이르면 올 7월부터 택시 감차위원회를 둬 택시 면허 양도를 금지하고, 면허를 반납하면 보상금을 주는 법이 시행된다”며 “택시를 타인에게 양도하려는 사람 입장에선 법 시행에 대한 압박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윤설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