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단지, 프리미엄 2억원 넘어
입주 3년째 수도권서 최고 상승
신분당선 연장·도청·법원 ‘호재’
집값 오를 ‘안전지대 인식’ 인기
수원 광교신도시에 사는 A(41)씨는 최근 전셋집을 재계약하려다 “시세에 맞게 2억원을 올려 달라”는 주인의 말에 같은 광교 내 아파트를 구입했다.
A씨가 살던 아파트의 전셋값은 2년전 1억8천만원. 그가 평수를 줄여가며 아파트 매입에 나선 건 서울과 연결된 편리한 교통 인프라와 호수공원 등의 쾌적한 주변환경이 표면적인 이유였지만, 속내는 광교가 다른 지역과 달리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대출을 받아서라도 집을 사던 예전과 달리 요새는 집값 상승을 기대할 수 없어 전세를 택한다”며 “그러나 광교는 꾸준히 집값이 오를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입주 3년이 지난 수원 광교신도시가 수도권에서 집값이 가장 가파르게 오르며 실매수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부동산업계 일부에서는 신분당선 연장선이 개통되고 도청, 법원 등이 들어서면 분양가보다 2배 이상 뛴 판교신도시 수준으로 매매가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9일 부동산 114와 업계에 따르면 광교신도시 내 전용면적 84㎡형 자연앤 힐스테이트는 3월 매매가가 6억1천만~6억3천만원이다. 분양가 3억8천여만원이던 아파트는 입주 2년여만에 2억원 넘게 프리미엄이 붙었다.
다른 아파트들도 분양 당시 중소형은 3.3㎡당 1천만원, 중대형은 1천200만원 안팎이었지만, 올해 들어 인기 단지는 매매가가 3.3㎡당 1천800만원 가량으로 올랐다. 평균 매매가격도 지난해 1월 3.3㎡당 1천468만원에서 올해는 1년여만에 1천608만원으로 올랐다.
한 부동산 업자는 “도청역을 중심으로 신도시 외곽과 다소 차이는 있지만 평균 2억원 넘게 매매가가 올랐다”고 전했다.
경기남부지역의 다른 아파트와 비교하면 차이가 더 명확히 드러난다. 같은 면적의 동탄1신도시내 한 아파트는 3억~3억3천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비교적 높은 분양가를 기록했던 영통의 한 아파트도 같은 면적대가 4억4천여만원 선이다. 전반적 부동산시장 침체 시기에도 광교는 입주 이후 매매가가 꾸준히 올랐고 매물이 나오면 바로 거래가 됐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보통은 매도자들이 다운계약서를 쓰지만, 광교에서는 취득세 때문에 매수자가 다운계약서 쓰기를 원할 정도로 가격이 뛰고 있다”며 “구도심의 3억원짜리 아파트는 거래가 안돼도 광교 내 6억~7억원 짜리는 계약이 잘 되는 건 계속해서 가격이 오를 몇 안되는 ‘안전지대’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민정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