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이 11일 압수수색을 진행한 서울 성북구 돈암동 소재 일광공영 본사. /연합뉴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이 11일 무기중개 업체 일광공영의 본사와 계열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합수단은 또 일광그룹 이규태(66) 회장의 자택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이 회장을 전격 체포했다.

일광공영은 무기중개 업체들 중에서도 '메이저급'의 업체로, 지난해 11월 합수단 출범 이후 수사의 표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줄곧 제기돼온 터여서 구체적인 범죄사실이 드러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일광공영 압수수색 및 이 회장 체포는 합수단이 처음으로 무기중개 업체에 대해 공개적인 강제수사를 진행했다는 점에서도 귀추가 주목된다.

합수단은 이날 일광공영을 포함한 일광그룹 계열사와 이 회장 자택 등 10여 곳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무기중개사업 관련 내부문건과 회계장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 방위산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 수사관들이 11일 일광공영 본사에서 압수품들을 차량으로 옮겨싣고 있다. /연합뉴스

합수단은 이미 일광공영이 중개한 공군 전자전 훈련장비(EWTS) 도입사업 등을 비롯해 이 회장이 관여한 무기중개 사업 상당수를 수사하면서 로비의혹을 뒷받침하는 단서들을 상당수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일광공영을 지난 2002년 터키 하벨산사와 계약을 맺고 1천300억원 규모의 EWTS 도입사업을 중개했으며, 합수단은 이 과정에서 EWTS 장비 가격이 부풀려져 리베이트로 조성됐거나 군이 요구한 작전성능에 미달했는데도 거래가 진행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해 왔다.

이 회장은 옛 소련에 제공한 경협차관 일부를 러시아제 무기로 상환받는 '불곰사업'에서 챙긴 중개 수수료 등 800만 달러를 빼돌린 혐의로 2009년 구속기소돼 1·2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연예기획사 일광폴라리스를 계열사로 운영하고 있는 이 회장은 최근 이 회사 소속 연예인 클라라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로 구설에 휘말리기도 했다. /디지털뉴스부